보름전에 9차 전무출신훈련을 중도훈련원에서 나게 되었다. 교화현장에서 교화한다고 정신을 진력하다가 1년만에 받는 훈련이란 지친 심신을 추스리고 재충전하는 큰힘이 되었고, 상하 좌우 동지들의 따뜻한 기운 속에 단독교무의 갈증을 녹여내는 은혜충만의 시간이 되었다.

대종사님의 훈련법에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이 들면서 동시에 훈련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동지들과 강연 회화를 하면서 '교도 가르친다고 자기공부 묵은 줄 모른다'던 법문이 바로 나를 두고 하신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훈련원에서 내년 1회에 한해 10일 정도의 훈련을 기획하고 있음도 감사했으나 단독교무 4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그점은 연마할 꺼리를 주었다.

훈련이 끝날 무렵 주위 동지들에게 "전무출신 훈련이 최소 보름 정도 년2회는 되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기실 내자신에게 한번 더 물으니 동하로 한달 정도 년2회는 되어야 교화현장을 추스릴 수 있고 교화대박을 터뜨리겠다고 답한다.

1년에 일주일도 훈련을 못나는 어려운 기관이나 현장도 있을텐데 내생각이 너무 현실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있지만 대종사님 당대 동하 3개월씩 훈련을 났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지금 교단 상황에 그렇게까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대외적으로 복잡다단한 변화의 시대가 더욱 실력을 갖춘 교역자를 요구하고 있고 교단내적으로도 교역자의 숫적 증가와 단독교당이 많은 현실을 볼때 지금 방식으로는 전체가 깨어나서 일원의 법륜을 종횡무진으로 굴리기에는 제도적으로 너무 약하다는 사실이다.

정기·상시훈련이 있지만 년1회 일주일의 훈련으로는 현장을 커버하기가 무리다. 원칙은 갖되 정기훈련은 늘이고 프로그램의 심화는 훈련원의 몫이며, 상시훈련은 교화단에서 월1회로 점검 된다면 교역자 훈련체제가 원만히 살아날 것이라 생각된다.

참고로 옆집 절간에서는 의무는 아니되 동안거 하안거가 그 스님의 주요경력이 되고 있다. 즉시에 일률적 적용이 어렵다면 점차 늘여가면서 변화를 가진다면 공부위주 교화종, 교화위주 사업종의 법문이 순서가 맞아서 교역자의 사기가 근본적으로 충전되는 교단의 변모가 이루어지리라 기대된다.

교화가 어려운 현실의 주책임은 교역자 전체에 있으나 충분한 재충전 없이 현장만 지킨다면 그것 총칼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재가훈련 역시 1박2일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그것도 교화훈련부의 많은 노력 끝에 이루어진 결실로 알고 있는데 원칙은 정하되 좀더 다양하게 그리고 훈련원에서, 교당에서, 교당 연계 등의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체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원불교 법이 훈련법일진대 년1회 1박2일의 훈련으로 재가가 무슨 교화의 주체가 될 수 있겠는가. 체는 좀 더 세우되 유연함이 들어있는 운용의 묘를 기대해 본다.

가을이 깊어가는가 했더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이 비에 삼세 찌든 탐진치가 다 녹아서 청정한 자성의 혜광으로 신심없는 사람에게 신심나게 하는 교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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