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느때 쯤인가 TV에서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국 젊은이들을 본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시위대와 별반 다름이 없는 옷차림이었는데 그렇게 초라하고 왜소해 보일 수가 없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문화와 역사가 현대라는 시점에 서구의 복식으로 시위를 하는 모습속에 세계속의 보편화된 중국의 모습과 동시에 동양과 서양의 복제문화의 차이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같은 동양인이지만 약간 분위기가 다른데서 풍기는 이국적인 느낌이 옷에 대한 느낌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단초를 주었다. 올 봄에 미국에서 양장을 시도하는 교무님들의 사진 몇 장을 교역자광장에서 보게 되면서 오히려 우리옷의 아름다움과 품위에 눈을 뜨게 되었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교단이기에 해외포교에 대한 중요성과 그들과 하나되는 서양정복의 필요성 또한 시급한 과제임이 틀림없다. 그러기에 정산종사께서는 “지금은 동서양이 통하는 때다 모든 법을 한 법으로 융통하여야 한다. 의술도 상통하고 도덕도 상통하게 된다. 두 법을 잘 응용해서 질서있게 다스리면 진선진미이다. 의복도 동서양 정복이 생길 것이다”라고 밝혀 주셔서 이미 우리의 정복문화에 대한 제언을 해주셨다. 옷이란 입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주고 더구나 몸짱이 입는 옷은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그러므로 모델이 입는 옷은 대체로 무난한 느낌을 주기에 그것으로 보편화를 시키는것은 무리가 따르게 되며 우리의 정복도 일제치하에서 시작은 어떠한 의도로 되었던지간에 검정과 흰색 그리고 회색의 이미지가 수도인으로서는 최고로 칠 수 있는 검박함이 묻어있기에 이미 한 시대를 이어온 문화가 되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바탕이 되었기에 원불교를 상징하는 동양 정복으로 자리매김하여도 원만하겠다는 자평을 하고 있다.

요즘들어 인터넷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었을때 가장 많이 답한것이 김치와 IT라고 한다. 세계가 하나되어 갈수록 가장 어필하는것은 오히려 김치와 같은 고유문화이며 또한 IT와 같은 보편상용문화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복에 있어서도 고유문화이면서 주체성을 확보한 측면과 가장 보편화된 서양정복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게 된다. 주체성과 보편성의 두가지 요소야말로 우리가 어느시대를 살아가든지 어느 한가지도 소홀이 해서는 안될 핵심주제이다. 세상에서 똑똑하기로 두 번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 도올 김용옥선생인데 도올의 많은 매력중에 첫 번째로 꼽고 싶은점이 어느곳에서든지 두루마기를 입고 누비는 모습이다. 외국에 유학을 할 때나, 강의를 할 때나, 시종일관 폼나게 나타나는 소통을 전제로하는 주체성앞에 한 수 배우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 동서양 정복이라는 대세앞에 우리교단도 지혜를 모을 때이다. 정복의 역할도 중요하나 정복을 입고있는 우리 각자의 내실이 없이는 어떠한 복제도 겉포장에 불과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원만한 동서양 정복의 탄생으로 대도회상에 걸맞는 복제문화가 이루어지길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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