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봉불식 올리는 육군부사관학교 충용교당
부사관 후보생 편안한 안식처로 1주일 3차례 법회
참석자 늘어 군교화 새로운 견인차로 자리매김

14일 봉불식을 앞두고 있는 육군부사관학교 충용교당 전경. 1,200㎡에 2층 건물로 9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으며 불단 옆에 프로젝트를 갖춰 멀티미디어 교화가 가능하게 했다. 건물 전면에 새겨진 법신불 일원상이 이곳이 바로 일원의 법도량임을 확연하게 알리고 있다.
교당 내부 모습

육군부사관이라면 누구나 거쳐가야 하는 전북 익산 여산면의 육군부사관학교. 육군의 당당한 자부심이자 최정예 전투부사관 육성이라는 교육 목표 아래 군사전문가를 길러내고 있는 이곳에 일원의 법도량이 완성됐다. 바로 육군부사관학교 교당인 '충용교당'이다.

신축봉불식을 앞두고 있는 충용교당을 12월 첫번째 일요일에 찾았다.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육군부사관학교가 있고 그 안에 충용교당이 있다. 원불교군종센터와도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다.

완성된 충용교당은 연면적 1,200㎡에 2층 건물로 웅장함을 갖추고 있었다. 건물 전면에 새겨진 법신불 일원상이 이곳이 바로 일원의 법도량임을 확연하게 증명하고 있다.

교당 규모는 얼마전까지 법당으로 사용하던 원광대학교 분교 강의실 3곳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양지차. 각 교실별로 150여 명 정도밖에 못 들어가던 이전 상황에 비해 신축교당은 1, 2층을 합해 900명 가까이 동시에 수용할 수가 있다.

대형 불단 양면으로는 2개의 프로젝트가 설치되어 멀티미디어 교화가 가능하도록 꾸며졌으며, 음향도 완벽하게 갖춰 교당에 사람들이 꽉 차더라도 충분할 정도다. 무엇보다 냉난방시설이 잘 갖춰져 부사관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예회를 볼 수 있게 했다.

충용교당은 일주일에 3번의 예회를 본다. 일요일 오전과 오후, 그리고 수요일 저녁이다. 이 모두를 주관하는 사람이 김동원 교무다. 처음 이곳에 부임했을 때만 해도 김 교무는 강의실 한 곳에서만 예회를 봤다. 그러던 것이 점차 예회 참석자들이 불어나 3곳의 강의실에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나중에는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예비교무 실습생들과 중앙교구 청년회원, 중앙총부 전무출신들의 도움을 받게 됐지만 새로운 법도량의 필요성은 갈수록 시급해졌다. 이에 군종교구와 윤신택 원광학원 이사장의 도움으로 새 법도량을 신축하게 된 것.

설교 중인 김동원 교무

김 교무는 "지난 주 새 교당에서 봉행한 명절대재로 첫 예회의 문을 열었다"며 "수많은 재가출가 교도님들이 마련해주신 법도량인 만큼 앞으로 더욱 열심히 교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얼마전 충용교당은 예회참석수가 600여 명 가까이 되며 최다 참석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종교활동 차 충용교당을 찾은 한 부사관 후보생은 "솔직히 먹을 것은 열악하지만 다른 어떤 곳보다 마음이 편해서 다시 찾게 된다"고 교당에 오는 이유를 밝혔다. 이는 김 교무의 예회모습을 지켜보면서 바로 알 수 있었다.

김 교무는 단상 위에서 일방적으로 설교를 하지 않았다. 딱딱한 군종장교와 달리 민간성직자의 온화함과 부드러움으로 부사관 후보생들 사이를 오가며 교감을 느끼는 예회를 운영했다. 그렇게 10주간의 교육기간 동안 유대가 쌓이다 보면 어느새 교법에 조금씩 물들어가는 부사관들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한번은 3사단에 배치를 받은 부사관이 외출이 자유로워지자 교당을 나가고 싶으니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인근 교당에 연결을 해줬는데 참 뿌듯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일반 장병도 그렇지만 부사관 교화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육군은 장병들의 근무년수를 줄이는 대신 그 공백을 부사관들로 채워가고 있다. 부사관의 경우 이동이 잦지 않고, 일반 병들을 지도하는 자리에 있어 군 교화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충용교당에도 육군부사관학교에서 근무하는 부사관(상사) 김원종 교도가 음으로 양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 교도의 두 딸 보름과 예슬이는 충용교당의 마스코트다.

충용교당은 앞으로 간부들과 기간병들을 대상으로 요가교실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교화활동으로 활력을 얻어갈 예정이다.

▶ 충용교당 역사…
충용교당은 교단에서 군교화의 역사가 가장 긴 곳 가운데 하나다. 원기87년 중앙교구 남중교당이 부사관학교가 있는 전북 익산의 여산면에 군교화를 위해 교당마련을 염원한 것이 시초다. 이듬해 3월 여산교당(교무 양응천)이 정식으로 봉불식을 올린 후 원광대학교와 함께 부사관학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교화를 시작했다. 원기89년 부사관학교와 원광대학교간 학술교류협정이 체결되고 이듬해 부사관학교내에 원광대 분교가 설립되면서 충용교당의 역사적인 첫 예회가 실시되었다.

▶ 봉불식은…
14일 오후2시 육군부사관학교 내에서 열릴 예정인 신축봉불식에는 이성택 교정원장과 황도국 군종특별교구장, 고원선 중앙교구장, 윤신택 원광학원 이사장, 나용호 원광대 총장, 임정식 원광대병원장, 이순진 육군부사관학교장 등 내외빈과 재가출가 교도들이 참석해 봉불을 축하할 예정이다. 봉불식 전에는 그동안 부사관학교에서 법회를 진행한 영상과 군종홍보영상이 방영된다. 충용교당의 시작인 여산교당 연원교당인 남중교당 합창단과 인기보컬그룹 해피체어의 공연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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