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을 찾아서/ 전북교구 화산교당
13년의 짧은 역사로 문화교당 자리 매김
기도 교화 화합하는 교당을 목표로 공부

 

2~3년 전 국악관현악과 판소리로 소태산 대종사 십상을 가무극으로 기획한'우뚝 솟아 물은 흘러'란 공연을 지금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화산교당 교도들도 단일 교당에서 그렇게 큰 무대를 기획하고 연출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서원과 정성'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13년의 역사 속에서도 전통문화로 원문화를 이끌어 가는 교당인 만큼 문화 교당으로서 자리매김을 했다.

교당을 찾은 5일, 천지가 하얗게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눈이 수북히 내렸다. 교당은 도심 속에 자리해 넓은 운동장과 함께 했다. 안쪽엔 작지만 예쁜 연못까지 꾸며져 운치를 더한다. 법당에 들어서자 이선철 주임교무는 교당 부설로 운영하고 있는 '전주시 완산청소년문화의집'으로 안내했다.

"이곳이 우리 교당을 빛내주는 큰 역할을 해 주는 곳입니다. 교도들의 쉼터이기도 합니다." 교당과 한 울안에 있는 청소년문화의집 관장이기도 한 이 교무는 은근히 문화의집 자랑으로 이어졌다.

"청소년문화의집에서는 그동안 좋은 이미지로 많은 수상을 했지만 올해는 한국청소년진흥센터에서 주관한 '인증수련활동 최다보유기관'으로 선정돼 우수상을 수상하게 되는 등 전라북도에서 유일하게 최다 및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당 교화와 지역사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죠. 작년에 화산교당 완산청소년문화의집과 화산동성당 선너머사회복지관 그리고 금산사 서원노인복지관의 3개 기관이 협약식을 체결했고, 올해는 지역 주민을 위해 함께 모여 화동의 한 마당을 펼치는 등 이웃종교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다 전임 교무님이셨던 백심덕 교무와 이호인 교무가 좋은 발판을 마련해 이렇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곳 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들만의 장소가 아니다. 초등학생부터 일반인들에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함께 활용을 하고 있다. 그중 지역사회 봉사 프로그램인 이은우 교도의 지도로 이뤄지는 판소리교실은 지난 2006년 3월에 시작해 현재까지 일주일에 2번씩 호남가를 중심으로 농부가 등 단가를 주로 배운다.

때마침 4-50대로 보이는 10여명의 주부들이 북 장단에 맞춰 목청 높여 호남가를 부르고 있다. '함평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을 보랴하고/ 제주어선 빌려 타고 해남으로 건너갈 제/ 흥양의 돋은 해는 보성에 비쳐있고.....'

이곳을 통해 소리를 익힌 교당 예술단은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 '1회 전주시민한소리하기 발표회'에 출전해 대상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최우수상을 받는 등 올해도 전국대회서 좋은 성적도 거뒀다.

소리 삼매에 푹 빠져있던 박성천 교도는 교당에서 예술단 단장을 맡고 있다. 그는 남다른 열정으로 당시 소태산대종사 십상 '우뚝 솟아 물은 흘러'의 창작극 시나리오를 썼다. "대종사님에 대한 보은의 작업으로 알고 썼습니다. 앞으로 꿈은 마당놀이 식 십상 공연을 만들고 싶어 준비하고 있고 당시 십상공연을 준비할 때 '한 종교의 성자를 쉽게 다뤄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도움을 주던 우석대학교 박희태 교수님, 도립국악단 유장영 단장님, 신영문 교수님 외 많은 분들이 3년 전 보다 더 큰 도움을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귀선 부회장은 희망적인 바람을 나타냈다. 즐거운 모습이 역력했다. "저는 교당 분위기가 국악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돼 있어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고 좋아요. 일심으로 하니까 선이 따로 없는 것 같고 우울증으로 힘들어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걸 몰라요."

당시 회장으로 총괄진행을 맡았던 정도영 교도도 한마디 건넨다.

"원불교100년에 공연할 십상을 지금부터 서서히 준비해서 전 교도들이 감동을 가질 수 있도록 무대에 올리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더니 교무님께서 좋은 생각이라면서 하자고 하셨죠. 그리고 당시 큰 역할을 맡아주셨던 분들과 그때보다 더 끈끈한 정으로 모임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더 멋지고, 더 웅장하게 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했어요. 지금은 고문으로 있지만 다시 한번 멋진 무대를 만들게 되면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 교무는 교당 교도들 중 특별한 몇 명을 소개한뒤 신용문 교도를 소개했다. 신 교도는 5일 (사)한국음악협회에서 지역음악발전에 공헌한 음악인에게 주어지는 '2008년 한국음악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전주시립국악단과 전북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로 지역 국악 발전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소태산대종사 십상 대서사시 '우뚝 솟아 물은 흘러'를 지휘 하는 등 교당 일에도 적극적입니다."

신 교도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교단100년에 대종사십상을 다시 각색해서 화산교당 전 교도들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올리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렇듯 화산교당 교도들이 교당15주년 준비와 더불어 원기100년에는 문화교당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싶어 하는 마음가짐이 한결 같음을 알수 있었다. 

이성진 교도회장은 문화행사 준비와 아울러 내년도 교당 교화계획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원기100년을 거룩하게 준비하는 교당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기도하는 교당, 교화하는 교당, 화합하는 교당을 목표로 공부하기로 했고, 합창단도 조직해 교화활성화에 주력할 것입니다. 또 첫째 주와 셋째 주에는 교당에서 점심공양을 하면서 화합하는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유재덕 교도는 회장단에서 신입교도와 잠자는 교도를 공부할 수 있도록 단 조직을 편성한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부회장인 김창준 단장이 조운도 중앙과 함께 남자교도를, 김귀선 부회장이 여자교도를 맡아서 교화하게 돼 교화활성화가 기대 됩니다."

또 앞으로 화산교당의 주역들인 연화단은 교당에서 제일 젊은 30대로 구성되어 다른 교당에서 볼 수 없는 가족단이다. 일곱 가족이 1단으로, 함께 모이면 14명이다. 사회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원들은 교당에서도 화합을 이끌어 가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류보영 연화단장은 그에 대한 포부를 말했다. "내년에는 가족교화에 주력해서 1단을 더 만들어 재미나게 공부하는 단이 되고 모든 면에서도 모범 가족들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김효성 교무도 이에 질세라 교화의지를 내 보였다. 그는 다양한 문화활동을 전개하면서 청소년 교화에도 힘을 쏟는다.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주로 업무를 보기 때문에 교당업무와 함께 하는 것이 조금은 버겁지만 그래도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에게 다가 가겠습니다."

'전주시민이면 호남가 한 대목정도는 해야 한다'는 멋스러움을 간직한 교당, 우리전통문화와 원문화를 이끌어가는 교당인 화산교당이 문화교화를 통해 멋지고 자랑스런 교단100년을 이끌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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