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덕산 동선 감각감상문

▲ 임도인 교도·약대교당(논설위원)

만덕산 동선(원기94년1월5~11일.6박7일)에 임하기 위하여 찾아간 훈련원은 갈무리한 만물이 꽁꽁 얼어붙어있었다.

접수를 마치고 책자를 보니 "내가 부처임을 확인하여 부처행을 나투자!" 표어를 보고, 10여 년 전의 기억이 나의 머리를 스쳤다. 그때 승산종사님의 설법을 통해서 한 소식을 전해 듣고 "저의 부모님은 육신을 낳아 주셨고, 승산님께서는 마음을 찾아 주셨습니다" 하면서 넓죽 큰절을 올리면서 눈물을 흘렸던 모습이 새삼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은 소진되고, 그 한 소식을 찾을 길 없으니…….

전국에서 모인 50여명의 재가 출가자들이 훈련에 임하게 된 동기는 다양했다. 타 종교인, 친구의 권유로, 일원의 진리 갈구 등 사연도 많았다.

승산종사님은 노익장의 모습으로 첫 시간부터 쩌렁쩌렁하고, 당차게 설법을 하셨다.
"원불교가 뭐하는 곳이여?" "마음공부 하는 곳입니다."
"마음이 뭐여?"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하여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입니다."
"두렷한 것이 뭐여?" 대중은 말문이 막혀 침묵 하였다.

한참 후에 설하시기를 마음이 어디 있는가! 우리 마음을 관조하여 찾아보면 어떤 주체가 있는 것은 없지요! 그러나 분명하게 지금 보고 듣고 있지 않는가! 그것은 눈이 보고, 귀가 듣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자리는 사량으로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회광반조하여 보면 두렷하게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승산님은 대중이 알아들을 때까지 수백 번을 설하셨다.

4일째에 대종경 성리품 11장「변산구곡로에 석립청수성 무무역무무 비비역비비라 이 뜻을 알면 도를 깨닫는 사람이니라.」

승산님의 묘한 설법을 접하고, 대중 가운데 한분이 한 소식을 봤던 모양이다. 그분은 눈물을 흘리면서 엉엉 울었고, 대중은 묵언하였다. 승산님은 환한 미소를 띠셨다.

승산님께서는 이것(○)을 본 것은 공부의 시작일 뿐이다. 봤다고 놓아 버리면 안 된다. 일분일각도 놓지 말고, 계속 양성하고, 사용을 꾸준히 할 때, 비로소 바르게 삶을 살 수 있고, 육도 윤회에서 벗어나 나의 마음을 자유자재 할 수 있어서, 결국에는 성불제중하여 영생을 낙 수용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희미하나마 현묘한 이치를 체득하였으니, 늘 함께하여 일원의 위력과 일원의 체성에 합일될 때까지 서원하여, 이것(○)을 떠나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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