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피기 시작한 동백꽃 마냥 교화가 물오른 교당

▲ 문화홍보분과 회의를 진행 중인 위원들. 8개의 사업 방향을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했다.

■ 가족법회로 일원가정 만들기
■ 교당은 마음공부 터전의 중심
■ 젊은 교도들 번개팅 친목도모
■ 은혜확산으로 신뢰받는 교당 만든다

오랜만에 여수행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이른 아침 기찻길은 뿌연 안개로 가득해 창밖의 풍경을 볼수 없어 기차여행의 설렘을 기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천에 도착하자 막 피기 시작한 붉은 동백꽃들이 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마치 여천에 오는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듯 그 자태가 아름다웠다.

무자년 새해를 기도로 교화의 장을 연 여천교당. 마치 막 피기 시작한 동백꽃처럼 교당 교화가 신바람 나기 시작했다.

법당에 들어서자 사은 헌배송 음악에 맞춰 교무와 교도들이 108배로 청정일념을 모으면서 정진중이다. 오전10시부터 시작한 백일특별기도. 기도 후 김윤진 교무와 교도들 모두가 환한 얼굴들이었다. 교당은 작아도 교도들의 분위기는 활기가 넘친다.

"새해를 맞았으니 참회하면서 새롭게 거듭나야죠. 그래서 1백일 간 특별정진기간으로 삼고 적공하고 있습니다"라고 김 교무가 얘기한다. 기도도 하면서 절수행도 함께 해 건강도 챙기기 위한 것이다.

▲ 여천교당 앞에서 김은진·김제은 교도 김윤진 교무 이정은·이효근 교도
김 교무가 올해는 더 교도들이 공부심이 나도록하기 위해 중점을 두는 것이 있다. '가족법회를 중심으로 한 일원가정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일원가족 이루는 교당, 편안하고 즐거워 늘 오고 싶은 교당'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평소 '교당은 마음공부 터전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마음공부를 퍼뜨리는 중요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교당을 언제나 훈훈하고, 교도들의 화합과 법력을 향상시키는 도량으로 가꾸고 있다. 일요법회 후 모두가 모여서 대중공양을 하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모두가 단별로 돌아가면서 식사당번을 한다. 여기에는 남자들도 예외는 없다. 이런 시간은 교도들로 하여금 깊은 정이싹트게 했다. 만남과 소통의 장이 되기 때문이다.

신성단 중앙인 김은진 교도는 "잔칫날 같이 모두 모여서 함께 하니까 일요일이 그래서 기다려진다고들 해요. 법회시간에 늦은 사람들은 이 시간을 위해서도 와요." 그만큼 속 깊은 만남을 이루고 있었다. 교당교화의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었다.

평소 교리공부에 목말라한 그들은 스스로 공부에 대한 욕심이 나기 시작해 작년 7월부터 수요교리공부방을 개설했다. 정전부터 체계적으로 시작한 그들은 마음공부로 연결해 즐거워한다. 여기에는 교당 고문인 윤덕인 교도가 교리공부를 지도하는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마음공부 열심히 해서 마음공부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윤 교도.

"정확하게 교리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부담스럽습니다"면서 "월요일만 되면 바짝 긴장되어 여러 카페도 보면서 준비를 합니다. 모두가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저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죠. 교리공부도 신경을 쓰고 있지만 특히 심신작용처리건에 더 중점을 두고 많은 시간을 할애 합니다"라고 교리공부를 준비하고 지도하는 과정을 말했다. 윤 교도의 이런 정성 때문인지 교도들은 법회시간에 감각감상이나 심신작용처리건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 생활 속에서 마음공부를 대조하면서 즐겁게 생활한 모습들이 나타난다고 한다.

보은단 중앙인 김제은 교도는 "마음을 챙기면서 살 수 있어 실수가 적다"며 "신앙하는 것이 마음 잘 쓰는 것임을 공부하면서 알게 됐다"고 좋아했다. 이런 김 교도가 봉공회 부회장으로 책임도 맡으면서 체계적으로 교당 봉공회가 활기를 찾아 간다며 김 교무가 자랑을 늘어놓는다.
▲ 여천교당 앞에서 김은진·김제은 교도 김윤진 교무 이정은·이효근 교도
이정은 교도는 "우리 교무님은 공부하라고 강요하지도 않아요. 스스로 마음이 우러 나오게 놔두시는 편이죠. 그런데도 묘하게 끌려서 나와요"라고 교무님의 자랑도 곁들인다.

"교리공부를 2시간하면 지루할 줄 알았는데 서로 대화하면서 공부하니까 2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라고 말하는 조진훈 교도부회장은 교리공부에 푹 빠졌다.

이렇게 여천교당은 마음공부의 도량으로 서로의 법정이 묻어나는 교화의 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젊은 교도들이 있어 번개팅이라는 모임도 열어 친목도 도모해 가며 활기가 넘치는 교당이다. 이웃 교당에서 부러워할 정도이니 그들은 뿌듯해 한다. 30∼40대 교도들이 많아 어린이들도 함께 교당을 찾아 부산 꿈밭 출신인 강신혜 교도가 어린이법회를 진행해 보좌 교무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여천교당 앞에서 김은진·김제은 교도 김윤진 교무 이정은·이효근 교도

요즘 여천교당 교도들의 화두거리가 있다. '은혜확산으로 지역사회에서 신뢰받는 교당을 만든다'는 것. 그들은 7만4천명의 여천시민에게 봉사활동을 통해서 원불교를 홍보하고 싶어 한다. 그 일환으로 작년부터 연화단의 젊은 교도들을 중심으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율촌에 있는 여수노인전문요양원에서 레크리에이션과 음료수, 떡 등을 공양하면서 약 2시간 가량을 봉사활동을 한다. 그때는 어린이부터 학생회까지 참석해 재롱도 피운다. 또 바자회도 열면서 지역사회에 다가가기도 하고, 대각개교절을 맞이해서는 여천공단 4개 업체를 선정해 떡 공양도 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행사를 통해서 원불교를 알리고 새로운 인연을 맺어 가고자 그들은 스스로 신심이 나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모습들은 비전 수립 후 교도들을 신바람 나는 공부심으로 이끌었다. 교화대불공의 교화비전도 세 가지로 당차게 수립했다. '꿈은 이루어진다! 오-삼-삼'(500평 대지, 300평 교당, 300명 법회출석)이 그것.

이러한 계획들은 지금 그 목표를 향해 하나씩 진행되고 있어 최정길 교도회장은 누구보다도 흐뭇해 한다.

"교당 신축을 위해 적금도 넣고 기금도 모으고 있습니다. 여천에서 도너츠사업을 하고 계시는 교도님이 큰 힘을 주고 있고 교도들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 교도들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있어 잘 될 것으로 봅니다."

가족적인 분위기로 기도하면서 공부하는 여천교당. 여수교당 연원으로 원기70년에 설립되어 24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새롭게 거듭나려고 용틀임을 하고 있는 교당.
▲ 여천교당 앞에서 김은진·김제은 교도 김윤진 교무 이정은·이효근 교도
막 피기 시작한 붉은 동백꽃처럼 여천시를 앞으로 환하게 밝혀주리라 여겨진다.

돌아오는 열차에서는 문득 '황금 천냥이 귀한 것이 아니고 남의 좋은 말 한마디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라는 여천교당 응접실에 걸려있는 글씨를 되뇌이면서 한가롭게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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