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밥으로 피어나는 나눔의 향기

가슴 뜨거운 정이 건네는 곳
승합차 있어도 운행해줄 사람 없어
다문화가정과 아이돌보미 사업도 준비
교당 영모전 건립 추진 중

▲ 대각개교절과 부처님오신날 을 앞두고 교도들과 함께 등을 제작하고 있다. 좌로부터 황형훈 정토 이지명 주무, 구광덕 교도회장, 김현균 교무, 김보정 교도부회장.

영광IC를 나와 우측방향으로 7~8분 정도 달리다 보면 산기슭에 둥그런 일원상 상징탑이 한눈에 들어오는 교당이 있다. 40여명의 전무출신이 배출된 대마교당이다.

대마교당은 태청산과 고성산을 좌우로 두고 그 아래에 월랑산이 교당을 품고 있다.
태청산은 영산성지에서 해 뜨는 곳을 바라보면 듬직하게 보이는 산이다.

76년의 역사를 간직한 대마교당은 올해부터 교당교화가 새로워졌다. 겉으로는 조용한 농촌지역 같았지만 속내는 활력이 넘친다. 김현균 교무와 교도들은 여느 해 보다 바쁘다.

아침 햇살을 받은 대마면 복평리 석정마을 복평 경로당 앞, 6인승 승합차량이 들어오자 김 교무가 차에서 내리는 어르신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어서 오세요, 잘 지내셨어요, 얼굴이랑 좋아지셨네요."
"예, 교무님도 잘 계셨소. 어서 오고 싶었소."

반가운 인사와 함께 월산리에 사는 한 할머니가 김 교무의 주머니에 사탕 한 봉지를 살짝 넣어준다. 김 교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다. 이곳은 이렇게 잔잔한 가슴 뜨거운 정이 건네는 일들이 많다.

석정마을을 찾은 날은 복평 경로당 잔칫날이나 다름없었다. 맛있는 밥과 요리하는 소리가 주방에 가득하다.

▲ 대각개교절과 부처님오신날 을 앞두고 교도들과 함께 등을 제작하고 있다. 좌로부터 황형훈 정토 이지명 주무, 구광덕 교도회장, 김현균 교무, 김보정 교도부회장.

"주방 일은 항상 하는 일이라 힘든 줄은 몰라요"라며 주방장 역할을 맡은 대마면 부녀회장 지연옥 씨. 손놀림이며 일하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다.

봉공회장인 정선주 교도는 "이렇게 좋아들 하니까 참 좋다"며 "농사철이라 몸도 마음도 바쁘지만 돌아가면서 하는 일이라 즐겁다"고 말했다.

더불어 흥겨운 음악이 있으니 춤이 절로 나온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 흥겨운 트롯트 음악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할머니들은 흥이 났다.

경로당 안 2개의 방에는 30여 분의 어르신들이 장광자 요가 강사의 지도에 따라 흥겨운 음악과 함께한 요가에 푹 빠져 있다.
대마교당에서 운영하는 '대마 나눔공동체'의 모습이다.

이곳에서는 '어르신과 함께하는 맛있는 밥, 건강한 웃음'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내 남·여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화·수·목요일 주3회, 오전11시~오후2시까지 무료 점심식사와 혈압, 당뇨검사를 하는 건강검진 및 요가, 춤, 노래, 영화감상, 이·미용 등을 실시한다. 이를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돌보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 그것도 작은 농촌 교당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동안 사은의 은혜로 이만큼 건강히 살았으니까 이제는 베풀어 가면서 살아야죠."
김 교무가 '대마 나눔공동체'를 운영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어르신들이 집에서 없어서 못 드시는 것이 아니라 혼자지내시니까 입맛도 없고 귀찮아 식사도 대충 때우니 건강도 나빠지고 힘들어 하세요. 그래서 점심이라도 함께 모여서 드시면 밥맛도 있고, 모여서 정담도 나누고, 이왕 모인 김에 건강도 챙기고, 즐겁게 놀다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죠. 교당에서하면 일반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거부감을 느낄까봐 장소를 경로당으로 택한 것입니다." 교도뿐 아니라 지역민들과 함께하려는 교무와 교도들의 배려이자교화대불공의 실천이다.
▲ 장광자 강사의 지도에 따라 요가를 하고 있다.
김 교무는 올해로 대마교당에서 6년째 근무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농촌지역에 맞는 교화! 고령화만 되어가는 지역에서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교화대불공이 필요했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복지시설을 갖춘 통합교화. 그 계획을 실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회복지학 공부를 했고, 아이돌보미 교육도 받았다. 그러나 보좌하는 이가 없이 혼자의 힘으로는 어림없는 일. 그러던 중 황형훈(호적명 영숙) 정토가 완주군 보건소에서 38년간 근무하고 정년퇴직을 했다. 황 정토는 남편인 부산 김정준 교무의 열반으로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대마교당에서 김 교무의 뜻에 힘을 실었다.

직장에서 퇴직한 다음날 김 교무가 전화로 "언니 이제 교당으로 빨리 와! 이제 나하고 일해야지!" 하는 소리가 너무나 정겹게 들렸다는 황 정토. 또 하나의 일터가 주어지고 김 교무와 말년 사업으로 함께 하고 싶었던 터라 더 즐겁다는 황 정토는 '대마 나눔공동체'를 운영하게 만든 원동력이 된 셈이다. 그는 간호사 일을 비롯해 운영보조, 차량운행 등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다. 그래서 김 교무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하다고 했다.

"기금이 있어서 한 것이 아니예요. 없는 가운데 조금씩 절약하고 모아 가면서 한거죠. 우리 선진들이 그렇게 했듯이 그것이 의미가 있잖아요."

김 교무는 '대마 나눔공동체'에 본인 회갑기념비 150만원을 먼저 내놓았다. 또 매월5만원씩 황 정토와 기부한다. 봉공회에서도 매달 2천원씩 모아온 기금100만원을 지원했다. 그 외 나머지는 특별천도재나 생일기도비 등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제일 어려운 일은 차량운행이다. 교당에 승합차가 있어도 젊은이들이 없으니 다소 어려움이 있다.
▲ 황토방에서 어린이 회원들이 법회를 보고있다.

이러한 일에 대해 구광덕 교도회장은 "처음에는 그 힘든 일을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시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면 된다'는 믿음과 열정으로 교도들과 한 마음이 되어 교무님과 황 정토님이 열정 넘치게 하시니 잘되고 있다"고 감사해 한다.

이치섭 교당 고문은 "교무님께서 좋은 일을 해주고 계시니 감사하고 특히 황 정토가 보건소에 계시다 오셔서 어른들한테 건강 체크도 해주니까 모두들 좋아 합니다. 앞으로도 잘 될 겁니다"라며 흐뭇해했다.

김 교무는 "교도회장을 비롯한 이덕상, 진성용, 김보정 교도 부회장들이 보좌해주고 교도들이 함께 해주기 때문에 이뤄간다"고 고마워한다.

좌산상사의 고향이기 때문에 더욱더 지역사회에 나눌 수 있는 일을 해야 된다는 김 교무는 앞으로 다문화가정과 아이돌보미사업도 준비하면서 교당 영모전 건립도 함께 이뤄갈 계획도 밝혔다.

농촌지역이라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교화대불공으로 은혜나눔을 실현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이뤄진 '대마 나눔공동체.'

요즘 시골 독거노인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외면이 이런 곳을 통해서 어르신들께 기쁨으로 위안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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