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순명 교도
    안암교당
얼마 전 창립선진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익산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문득 한 생각이 들었다.

'창립선진들은 어린 나이에 이미 교단의 주인이요, 어른이었는데 왜 나는 스물아홉이 되도록 철이 없고, 약하고, 교단을 보는 눈이 크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사실 내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지만 청년회의 우리 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요즘 우리 청년들은 교법에 대한 확신과 교단 발전에 대한 진취성이 없고, 공부와 사업에 있어서 꾸준하지 않고 열정과 목적이 없는 것 같다.

또, 법회출석, 시간약속,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의식이 부족하다. 좀 힘들다 싶으면 어떤 설명도 없이 모든 의무를 저버리기 일쑤이다.

한편 이해가 되면서도 인과의 이치를 생각하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대종경 교단품 8장을 읽고 내 자신은 얼굴이 빠질 정도로 교단과 교당을 걱정한 일이 있는지 반성을 했다. 재가·출가가 구분이 없는 교단이라고 하면서 '재가교도니까, 청년이니까 나는 아직도 어리광피워도 되고 좀 봐줘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이 부끄러웠다.

서원이 있다면 천리 길도 가는 것이고, 기어이 이루어야 한다면 며칠 밤을 새워서라도 해내야 하는 것이다.

목적을 명확히 인식하고, 그것의 달성을 위해서 어떤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을 프로정신이라고 한다. 지금 교단에 그러한 프로정신을 가진 재가 청년들이 몇 퍼센트나, 아니 몇 명이나 있는가?

청년들이여!, 프로 원불교인이 되자!
그런데 어떻게 하면 나도 프로 원불교 청년이 되고, 주변 사람들도 프로 원불교 청년으로 바꿀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첫째는 부족하지만 내가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프로정신은 주인의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정산종사께서는 모든 일에 앞장을 서며, 불평이 없으며, 모든 고락을 전체와 같이 하며, 순역 경계를 따라 그 일을 버리지 아니하고 그 성취를 위하여 끝까지 힘쓰는 사람이 주인이라고 하셨다. 그러니 모든 일에 내가 앞장서 솔선수범하는 것이 프로 원불교인이 되고 주인이 되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둘째는 만남과 대화를 많이 갖는 것이다. 이것은 지도교무님과 여러 스승님과 맥을 대야 한다는 뜻이다. 앞장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가졌다 하더라도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오히려 공중에 해를 입힐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교법은 상시훈련법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이 있어 문답하고, 감정 얻고, 해오 얻도록 잘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시시때때로 지도교무님과 스승님들을 귀찮게 괴롭혀 드린다면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 두 가지만 놓지 않고 행한다면 적어도 주인행세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성불제중의 길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이 프로가 되어 주인이 되어 공부하고 일하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으리라.

오늘도 법신불전에 서서 서원의 기도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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