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대한 배려가 우선 돼야 합니다"

적당주의 타파에 목숨을 걸어라
어디든지 필요한 사람이 돼야

"제가 조금만 게을리 해도 회사에 지장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오로지 부지런한 덕분에 밥 먹고 삽니다."

라광원(63) 회장의 짧은 말속에서 근면 성실함이 묻어난다. 중견 건설업체인 팔방건설 주식회사와 가족행사부터 국제회의, 세미나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낸 SC컨벤션 공항·강남센터를 운영하는 그에게는 부지런함이 공식처럼 따라 붙는다.

"앞뒤 가리지 않고 뛰다 보면 결론이 나옵니다."
또 다시 이어지는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만큼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오전7시30분에 회사에 출근하여 8시 정각에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부지런함이 몸에 배여 있다.

이런 그에게도 어려운 고비가 있었다. 그는 1997년 일어난 IMF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내용들을 담담하게 들려줬다. 과정들을 설명하면서 호탕한 웃음으로 간간히 말을 대신하기도 했다.

"주위 여러 업체들이 경제위기 때 줄 도산하는 관계로 눈 앞이 캄캄하던 시절이 있었죠.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런 풍파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닥치면 어떻게 푸는가가 관건입니다. 저의 경우는 거래처 사람들에게 약속을 지킴으로써 해결점을 찾았습니다. 물론 신뢰를 잃지 않았던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죠."

그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산을 정리하여 1년만에 거래처의 모든 빚을 청산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기업과 기업간의 신뢰가 하루 아침에 쌓아지는 것이 아님을 그는 알고 있다. 이것은 다른 CEO와 달리 젊은 시절부터 익힌 태권도 공인 7단으로서의 강직함인지도 모른다.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리라.

그의 이야기를 듣다 서재 하단에 코팅되어 붙여져 있는 '적당주의 타파에 목숨을 걸어라' 제목에 눈길이 간다. 그 아래에는 주요 교육내용 7가지가 쓰여 있었다. 그 중에서도 '365일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과 '인내와 노력으로 목적을 포기하지 말라'는 구절이 눈길을 끌었다. 이 내용들은 그가 사업을 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던 것들이다.

"어떤 일이든 적당하게 넘어가려고 하다 보면 문제가 생깁니다. 내가 회사의 주인이다, 사장이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 본인은 물론 회사도 이익을 가져 옵니다. 이 사람들이 어디든지 필요한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의 말 속에는 어떤 일이든 손님이 아니라 주인의 심경으로 해 달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그가 직원들에게도 그 대처방법으로 양심껏 일하고 진실되게 살 것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진실하면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금융위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임직원들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던 것은 주인심경을 가져 달라는 소리없는 주문이기도 하다. 이 이면에는 배려하려는 마음이 강하게 내재 되어 있다.

"어렵다고 구조조정을 하면 당장은 운영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 당사자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고생해도 같이 해야 합니다. 이런 상생의 정신은 교당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것이지요."

요즘에도 그는 남을 위해 얼마나 배려했는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직원을 비롯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기업인으로서 성공이 아니라고 그는 보고 있다.

화곡교당 교도회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 교단 단체 활동 뿐 아니라 40여년동안 터전으로 삼았던 강서구를 위한 봉사활동에 열심인 것도 배려가 밑바탕이 됐다.

사무실 벽면에 가득한 위촉장과 표창장이 그것을 대변해 주고 있다. 특히 국민화합과 남북의 화해 협력을 위한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그는 훈장증 앞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면서 빙그레 웃는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