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는 '철학'이 있어야 …

선택과 집중을 통한 스스로 학습법 프로젝트화
삼대력 바탕한 '마음공부 연구소'열어

▲ 대각개교절을 맞아 '성지클린데이'봉사활동에 참석한 학생들.

4월에 찾는 영산성지이기에 감회가 더욱 새롭다. 만고일월 대각지에 도착하니 여래등이 아침 햇살에 잔잔히 어우러져 대각개교절의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전라남도 영광군 군서면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성지송학중학교 학생들이 대각개교절을 맞아 토요 봉사활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영산성지공동체가 매년 4월 첫주 토요일에 성지 도량을 청소하는 '성지클린데이' 에 학생들도 깨달음의 잔치에 일조하기 위해 참석했으리라. 기다란 집게와 비닐 봉지를 들고 휴지를 줍는 학생들이 마냥 기특해 보였다. 점심때 쯤 송학중학교로 향했다.

학교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참이었다. 모경희 교장이 반갑게 맞이했다.

▲ 학교도서관인 집현전에서 모경희 교장.

모 교장은 "고등학생은 장미 가시가 단단히 박혔다면 중학생은 이제 막 장미가시가 돋아난 여린 상태다"며 "중학생들이 가시는 있는데 그게 여린 까닭에 학교에서 교육하는 대로 그 분위기에 흡수돼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기에 중학교 시절이 아주 중요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중학생들의 변화를 잘 리더한 때문인지 요즘 성지 송학중학교는 뜨고 있다. 학교에 입학하려면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할 정도. 올해는 1학년 정원을 배로 늘려 40명이 되었다.

모 교장은 그 비결을 교육철학과 연관시켰다. '선택과 집중'이었다. 모 교장은 "일반학교처럼 정형화된 학습 시스템에서 벗어나 학생들 스스로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준다"며 "대신 자기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프로젝트화 시킨다"고 말했다. 자유로움을 주되 그 자유를 아이들 스스로가 책임지게 하도록 지도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하나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3개에서 1개를 선택하게 해 그 선택을 책임있게 수행하게 한다. 토요자율학습 봉사활동도 3개로 나누어 성지 청소, 병원 봉사 , 학습보충등을 각자가 선택하고 책임지게 한다.

학생들의 특기와 특성을 더 살리는 교육철학 때문인지 대안학교는 이제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다.

송학중학교도 첫 취지는 부적응한 학생들이지만 이제 특목고에 입학할 만큼의 실력을 가진 학생들도 절반 정도 들어오고 있다.

뛰어난 학생들이 배출하는 비결에 대해 목승균 교사는 "저희 학교는 모두가 기숙사 체제라 핸드폰 사용도 안되고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없어요"라며 "용돈도 선생님이 관리하는데도 우리 학생들은 학교를 너무 좋아한다"고 말한다.

아니나 다를까 복도와 교무실을 오가는 학생들의 표정이 마냥 해맑아 보였다. 그 원인이 뭘까. 궁금해졌다. 송학중학교에 들어오면 맨 먼저 성격 심리 학습 유형검사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도하니 학생들은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학습적인 면에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목 교사는 "아이들이 게임이나 문자로 에너지를 뺏기지 않고 놀이와 정신교육 학습교육 현장교육을 집중시키는 공부가 스며들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요 자율학습을 개인프로젝트를 선택한 3학년 현대인 학생은 "수업방식이 얽매이지 않아서 좋다"며 "오히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프로젝트화 해서 계획적으로 목적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특기는 드럼 치기로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을 맘껏 배운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고민하게되고 스스로 학습법을 터득해 가는 것이다. 현 학생의 좌우명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없다"고 말하는 모습이 의젓하기만 했다.

모 교장은 "중3을 잘보내면 부적응 학생은 없어진다"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여린 장미가시가 돋아난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와서 학교의 교육시스템속에서 젖어들고 녹여낼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모 교장은 인성교육을 밀도있게 하려고 한다. 대안학교로서 철학은 인성중심, 전인교육, 맞춤형 교육이기에 모든 것을 수요자인 학생에게 맞춘다.

그러므로 선생은 학생에게 친구요, 교무실은 놀이터다. 학생들이 말을 안 들을때 제일 힘들어하는 말이 "전학시킨다"고 말하면 꼼짝없이 말을 듣는다고 한다.

또 하나의 비결은 "선생들의 정신이 강점이라"고 말한다. 선생들에게는 교장은 카리스마적 존재보다는 선생들 스스로가 주인이 되도록 했다. 회의를 통해 업무분장을 하고 지자본위를 우선으로 결정한다. 교무실 청소도 학생들이 하는 것을 원치않아 선생들이 직접 한다. 훈장같은 지혜로운 선생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안학교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기에 편모 편부의 환경속에서 자란 아이들과 특목고를 갈 만큼의 학생들의 갭을 어떻게 맞추고 프로그램화 할 것인지를 고민중이다.

▲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책잉지는 전용은(왼쪽)과 현대인(오른쪽)학생이 드럼을 치는 모습.
그래서 송학중학교는 수양 연구 취사에 바탕한 실질적인 프로그램 학습 운용을 연구중이다. 경산종법사의 유시를 받들어 마음센터인 인성교육을 토대로 삼대력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다. 선생들은 교과과정이나 봉사활동을 어떻게 삼대력으로 녹여낼 것인가? 를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부터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마음공부연구소'를 열었다. 선생님들은 1주일에 1번씩 연구를 한다. 모 교장은 "삼학이 원만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며 "우리 교법정신이 완전히 실현될 수 있도록 철학을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학교를 나오는데 운동장이 떠들썩 했다. 학생들이 신나게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며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자기가 선택한 삶을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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