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0년 변화의 핵심, 통불교적인 접근

'원불교 선의 정체성 확립과 세계화 방안 모색'이란 정기 학술제가 열려 선에 대한 관심과 세계화 방안에 대한 방법들을 논의했다.

9일 영산선학대학교 소태산사상연구원에서 개최한 이번 정기학술제의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충남대 철학과 김방룡(사진·천안교당) 교수는 '보조지눌과 소태산대종사의 선사상 비교'라는 제목 하에, "전통불교의 맥을 계승한 생활불교로서 원불교의 특징을 살려나갈 때에 원불교가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3·10면

- 원불교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불교가 아닌 원불교만의 독자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적어도 소태산의 초기정신에 입각해 보면 그 성격이 변화된 것이다. 출가중심, 소수중심의 불교에서 재가중심, 모든 사람 중심의 불교를 지향했던 소태산의 혁명적인 발상이 되살아나야 한다. 원불교는 '구체적인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불법을 실현할 수 있는 생활불교'라는 대전제 속에서 나아가야 한다.

- 한국불교사상사 속에 원불교 편입은
이것은 원기 100년대 변화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원불교는 불교의 잘못된 전통을 개혁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불교사 전체를 끌어안아야 한다. 소태산대종사는 근대 개혁불교의 모범적인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었다. 대승의 정신은 시대에 따른 불법의 바른 적용을 통해 부처님의 정법을 구현하는데 있다. 원불교가 근대의 시대정신을 구현한 생활불교로서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야말로 한국불교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불교사 속의 원불교의 위상을 바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조지눌과 소태산 사상의 일치점은
보조 지눌과 소태산의 사상은 '우리의 평상시의 마음이 곧 부처'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지눌은 돈오에 바탕한 점차적인 닦음을 주장하였다면 소태산은 견성에 입각한 양성과 솔성을 주장하였다. 또 공적영지한 마음의 본체와 작용을 함께 닦고자 하는 점에 있어서 지눌과 소태산은 일치한다.

자성에 입각한 선정과 지혜를 함께 닦자고 한 지눌의 정혜쌍수는 육조 혜능의 일행삼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서, 이는 소태산의 무시선과 다르지 않다. 소태산의 가장 큰 고민은 출가 재가 모두가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불법을 활용하자는 데에 있다. 즉 동정 간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을 통해 '일행삼매'의 무시선법을 대중화시킨 것이다. 그 속에서 의두연마와 성리로 깊은 경지에 들도록 했음을 볼 수 있다.

소태산의 '무시선'이야말로 혜능과 지눌의 선 전통을 잘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 생활불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단이 과연 소태산의 생활불법을 제대로 실현해 가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변·불변(變不變)의 말씀처럼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소태산 사상의 해석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 변화 핵심으로 불교와의 소통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