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교수의 음악산책 5

신록의 싱그러움 속에서 생명의 숨결이 가득한 5월에는 온 생명으로부터 사랑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그러기에 청춘 남녀들의 사랑의 감정이 오월에 싹트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리라.

이같은 젊은 날의 사랑의 열정을 희극적이면서 감동적으로 노래한 오페라 작품으로는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오페라는 언제 보아도 경쾌한 멜로디와 탄탄한 구성, 성악가들의 코믹 연기가 재미를 더해주는 작품이다. '사랑의 묘약'의 배경은 이러하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날, 이탈리아의 농촌 바스크 마을을 배경으로 부유한 농장주인 아디나와 그녀를 연모하는 순박한 시골 청년 네모리노, 자신의 매력에 자신만만한 벨코레 하사관, 그리고 떠돌이 약장수인 둘카마라 박사가 펼쳐보이는 전 2막의 희극이다.

주인공인 네모리노는 아디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나 가진 것도 없는데다, 너무 순박해서 짝사랑하며 애만 태울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멋진 벨코레 하사관이 마을에 나타나면서 네모리노는 더욱 절망에 빠지게 된다. 벨코레는 아디나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게 되고 아디나 역시 그를 맘에 들어 한다. 이 때 약장수인 둘카마라 박사가 마을에 와 사기 조제약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선전한다. 절망에 빠져 있던 네모리노는 둘카마라에게 찾아가 가진 돈을 모두 내놓으며 사랑의 묘약을 달라고 하자, 그는 적포도주를 건네준다. 이 무렵 아디나는 벨코레와 결혼하기로 허락한다. 이 소식을 들은 네모리노는 약효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사랑의 묘약을 더 구하려 한다. 그러나 돈이 없어 궁리끝에 약값 마련을 위해 군대 징집에 응하게 된다. 네모리노는 그 돈으로 둘카마라에게 찾아가 사랑의 묘약을 더 달라고 하자 포도주를 가득 안겨준다.

한편 벨코레와 결혼을 약속한 아디나는 자신의 사랑을 얻기 위해 네모리노가 징집에 응했다는 소식을 둘카마라에게 듣고 감동하여 눈물을 흘린다. 그 모습을 본 네모리노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라는 숨막히도록 아름답고 애절한 아리아를 부른다.

아디나는 후회하며 네모리노의 징집 영장을 취소케 하고, 그녀는 벨코레와의 약속을 철회, 네모리노와 결혼하게 된다. 네모리노와 둘카마라의 코믹 연기가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진실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케하는 '사랑의 묘약'은 연인이나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오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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