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교화로 교화의 새바람 일으킨다'

교화의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교화기획위원회 조직
1천3백여 개의 위패모셔놔 교화매개체로서 역할

▲ 왼쪽부터 21단장 이제은· 7단 소기원· 7단 안우제 교도, 김대현 교화기획위원장, 오도철 주임교무, 소중각 부교무, 모정하 교도회장, 5단 유자운 교도, 손호덕 청운회장, 김시종 사이버교화단장

"전주 교화 중심의 핵이 서신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교화성장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성장잠재력을 가진 교당인 만큼 앞으로 교화 성공사례들이 쏟아져 인접 교당에도 그 영향을 주고 싶어요."

최근 의식교화로 새로운 교화의 활로를 열고 있는 전북교구 서신교당. 올해로 교당창립 15년이 됐다. 오랜 역사는 아니지만 누구나 오고 싶고, 서로가 마음공부, 교리공부를 권하는 교당. 체계적인 훈련이 잘 된 교당으로 자리매김했다.

교당 교도들은 올해 들어 하고자 하는 의욕이 많다. 또한 젊음이 넘친다. 교화에 대한 꿈이 있고, 비전이 있다. 무엇보다 교도들 마음 마음이 살아있어 교화의 열정이 샘솟고 있다. 교당 교화 비전도 '공부하는 교당, 보은하는 교당, 기쁨이 충만한 교당'으로 정했다. 모든 것들이 안정돼 있어 자율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젊은 교도들이 많이 모이게 된 관계로 급속히 교화성장을 이룬 곳입니다. 그 이면에는 전임 교무님들의 체계적인 훈련이 밑바탕이 된 거죠. 올해는 교화의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연 초에 시도한 것이 원기100년을 향한 교당 교화기획위원회의 조직입니다. 두 팀으로 운영하는데 1팀은 교화에 관한 전반적인 '교화계획을 수립'하고, 2팀은 교도훈련에 관한 '재가교역자 훈련프로그램 개발' 등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새로운 교화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의식교화의 일환으로 영모전을 신축했습니다."

오도철 주임교무가 교당 교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소법당을 가리켰다.
소법당 옆 작은 문틈 사이로 독경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문을 열자 진한 향나무 냄새가 가득했다.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33㎡(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정리된 수백 개의 위패가 마치 사찰 법당에 작은 불상을 모셔놓은 듯한 느낌을 연상케 했다. 앞쪽은 법신불 일원상과 기존의 위패를 모셨고, 좌우로 1천3백여 개의 위패가 그 위용을 펼쳤다. 아래는 7단, 위쪽은 5단으로 질서정연하게 정리돼 보기가 좋다.

"작은 공간을 활용해 이렇게 될 줄이야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 모든 구상을 한길상 고문이 직접 하셨는데, 교리도를 콘셉으로 천장에는 자연채광이 비추이도록 했어요. 햇살이 비추면 극락으로 가는 길을 연상케 합니다."

오 교무의 설명처럼 이 건물은 기존 건물 뒤쪽으로 연결해 독립적으로 영모전을 꾸며 놓은 것이라 자연 채광이 들어 올수 있게 설계됐다.

전북교구 교의회의장인 한 고문은 조성과정에 대해 말했다.
"3년 전에 경산종법사님께 인사드리러 갔는데 그 자리에서 '건축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영모전을 교당에 조성해서 교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해 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뒤 여러 교당을 찾아다니면서 참고도 하고, 특히 해인사 고불암을 비롯해 사찰에도 많이 다니면서 벤치마킹을 했죠. 우리만의 영모전을 만들어 보려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현재 해 놓은 것이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희 교당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면서 또 새로운 구상도 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요인에는 작년 교정원 교화훈련부의 교화정책 중 교당 내에 영모전을 조성해 의식교화로 교화대불공의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것이 밑바탕이 됐다. 교당 요인회에서는 '정책 교당에서 앞장서서 실행해보자'고 교당 교화협의회에 건의하여 합의되자, 한 고문이 직접 나서 건축에 정성을 다하고 희사하기까지 했다. 이에 교도들은 내부 불전도구를 합력해 갖춰놓은 성의를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영모전 가득 모셔진 위패 하나하나에는 한 고문의 정성과 원력이 뭉쳐있었다.

양수정 교도는 부친과 시어머니를 모시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교당에 영모전을 만든다고 해서 든든하고 너무 좋아 남편과 상의해 열반하신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도 모시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시댁 쪽에서도 조부모님까지 교당에 모셨으면 해요."

열반하신 아버지 위패를 모셨다는 손호덕 교도는 각기 종교가 다른 형제들을 위해 위패에 호적명 까지 새겨넣었다고 말했다.
▲ 레이저기로 위패에 이름을 새긴다.


"장남인 제가 아버님의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교당에 위패를 모시게 되었죠. 어머니도 좋아 하십니다. 호적명을 새긴 것은 형제들은 각자의 종교를 가지고 있어, 배려하는 차원에서 했습니다." 이처럼 손 교도의 가족처럼 조상을 공경하고 보은하는 정신이 아름다운 전통이 되고 가족들간 화합의 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정하 교도회장(모상준 원로교무 아들)은 교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영모전을 조성하고 난후 교도들이 제일 반겼습니다. 영모전 조성으로 마음 편히 보본사상을 되찾을 수 있고, 뿌리 깊은 신앙의 족보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열반하신 분들의 후손들을 관리해 교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겠어요. 이를 통해 의식교화가 정착되어 가족교화와 청소년 교화로도 연결할 수 있어 교당 교화의 활로를 열게 될 것으로 봅니다." '천도와 사후관리'라는 의식을 통해 교화의 한 물꼬를 터가고 있는 셈이다.

교당에 영모전이 생기자 제일 먼저 부모님과 증조부모님까지 모셨다는 교화기획위원회 위원장인 김대현 교도부회장. 그는 교당 교화비전을 제시했다.

"교당 교화가 성숙기로 접어들어 있는 가운데 앞으로 성장 동력을 성장기로 다시 돌려야 합니다. 그래야 원기100년을 향해 목표하고자 하는 것들이 이루어집니다. 그 첫 번째로 성장 동력이 되어줄 것이 영모전 조성과 함께 이뤄지는 의식교화죠. 두 번째가 기획위원회에서 구상하고 있는 재가교역자 훈련입니다. 지금 준비 중인 프로그램으로 훈련한다면 각자가 자기불공과 더불어 자신감을 가지고 교화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식교화와 함께 공부와 훈련으로 재무장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영모전을 통해 발생되는 수입기금은 특별교화사업비 명목으로 정해져 앞으로 교화저변 확대를 해나가는데 쓰이게 된다.

소중각 교무는 교당에서 위패에 글씨를 새기기 위해 기계까지 준비한 과정을 설명한다. "이곳에 위패를 모실 명단이 접수되면 레이저로 위패에 글씨를 새기게 됩니다. 향나무가 결이 많아 하나 새기는데도 비용이 만만치 않아 교당에서 기계까지 준비했죠. 이를 통해 또 다른 수익도 창출하기 위한 거죠. 이와 관련해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김시종 사이버교화단장이 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 영모전에 모셔져 있는 합동 위패와 개인 위패.

김 교도는 다음 카페에 http://wonss.kr'에 문을 열어놓고 법회뿐 아니라 교당에서 일어나는 행사와 법문들을 촬영해 올려놓아 법회에 나오지 못한 젊은세대와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자료도 제공하면서 소중각·한선주 부교무와 함께 사이버교화를 이끌고 있다.

서신교당은 체계적인 교당 교화가 이뤄진 만큼 화합의 장도 마련했다. 특히 합창단을 통한 교화는 교당 교화에 활력을 주고 있다. 7년째 이어오는 아프리카 어린이돕기 공연을 통해 1억원 가량의 기금을 전달했고, 교구 뿐 아니라 만덕산 산상음악회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는 등 서신교당만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한 신앙생활로 리딩 그룹이 형성되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는 오 교무의 뜻처럼 의식교화로 새 바람을 일으키며, 원기100년에 교화의 중심으로 우뚝 선 교당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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