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은 모든 중생의 망령된 마음이 가볍게 흔들려 머물지 아니하고 움직이는 것이 마치 허공에 날아다니는 수많은 티끌 같아서 망녕된 번뇌 속에 계속하여 일어나니 그 괴로운 마음을 어떻게 주하고 어떻게 항복 받으오리까.

즉 아무리 서원을 굳게 세우고 공부를 하는 공부인일지라도 번뇌망상에 끌리게 되어 방황하게 되면 자칫 공부길을 놓치고 큰 공부에 들지 못하게 된다. 늘 마음이 역경과 순경에 시달리며 정(定)하지 아니하면 이런 저런 경계에 끌려 다니게 되므로 이 흔들리는 마음을 주하는 공부 방법을 묻는 것이다.

또한 공부인이 무상대도를 증득하기 위하여 공부를 할 때에 방해하는 마음 즉 부처님께 마왕파순이가 팔만사천 마구니로 하여금 공격하였듯이 그 수많은 경계를 어떻게 항복받아 이겨 나갈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무상대도를 서원한 길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순경 도적' '역경 도적'이 우리의 좋은 마음을 다 도적질 해 가므로 어떠한 경계를 당하더라도 그 도적을 항복받아 성공하도록 그 수많은 티끌처럼 날아다니는 마음을 붙잡아 공부심을 놓지 않도록 할 것인가. 이는 고삐 없는 송아지가 남의 논밭 다 짓밟고 뛰어다니는데 이 송아지는 형상이 있으므로 코를 뚫어 고삐를 매어 말뚝에 매어놓을 수 있지만 형상도 없고 보이지 않는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붙들어 공부를 할 것인가. 이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어려운 일원대도 회상에 성불제중의 큰 서원을 세우고 출가하여 공부하던 중 그 아까운 인재들이 경계를 못 이기고 도중하차하는 것을 볼 때에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대산종사께서는 "죽은 잿더미 속에도 색욕은 남아있다"고 무섭게 말씀하셨다. 또한 "여자는 여자의 지도를 받아야 하고 남자는 남자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다.

수많은 경계 중에 색경계가 제일 무섭다는 말씀이다. 마음이 색계에도 가서 기웃거리다 색욕에 빠질 듯 말 듯 아슬아슬한 경계를 당하고 재물에도 가서 욕심을 부리다 죄를 짓고 명예에도 가서 기웃거리다가 손해를 보아 전도몽상이 되어 공부심을 놓고 본의 아니게 죄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만덕산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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