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착하고 착하다 내 너희들을 위해서 주하는 법과 항복기심하는 법을 가르쳐 줄 터이니 잘 들으라.

무상대도를 얻고자 발심한 이들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마음을 주하고 이와 같이 마음을 항복 받을지니라.

여기서 '응여시주'는 응당 이렇게 마음을 진여에 머물지며라는 뜻이며, '여금체청'은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실 때에 먼저 경계하시고 듣는 이로 하여금 한결같은 마음으로 고요하고 적막하게 하고 정성스럽게 잘 들으라는 뜻이다.

'유연세존(唯然世尊)이시여 원요욕문(願樂欲聞)하나이다.' 그렇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원컨대 즐거이 듣고자 하나이다.

이광수 시인의 '산넘어 임보러 가는데 넘을 산이 천인가 만인가 넘을 산이 억이고 조라도 넘어볼까 하노라'라는 시가 있다.

이와 같이 2장에서는 과거 부처님 당시에도 그렇고 현재 우리도 또한 성불제중의 서원을 세우고 공부하는 수도인만큼 피할 수 없는 이 재색명리의 경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재색명리에서 시작되어 일어나는 수많은 경계에 흔들림 없이 마음을 주하고 그 경계를 항복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수보리가 여쭌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까지도 대변하여 수보리가 부처님께 대신 여쭈어 보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공부인에게 해주고자 하신 그 부분을 수보리가 여쭈었기 때문에 어찌 그것을 물었느냐 하고 선재선재라 하신 것이다. 스승님과 제자의 간절한 이심전심의 깊은 뜻이 있는 듯하다.
<만덕산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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