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교수의 음악산책 7

 

작열하는 태양, 출렁이는 파도가 손짓하는 7월은 젊음의 계절이다.
여름이면 지구촌 젊은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명소 중의 하나로 이탈리아 반도 서해안에 위치한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나폴리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인구 107만 정도의 국제적 관광도시 나폴리는 칸초네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대중가요를 의미하는 칸초네는 풍어를 기원하는 이탈리아 어민들의 전통 민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칸초네는 이탈리아 특유의 낙천적 기질과 낭만, 정열이 스며 있다.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이 길러낸듯한 활달하고, 솔직한 밝음이 칸초네의 특징이다. 역사적으로 지중해문화권에 속했던 나폴리는 외부로부터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었기에 나폴리타나(Napolitana)로 불리는 민요를 생성할 수 있었다. 나폴리타나는 현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대중음악인 칸초네의 뿌리이며, 13세기로부터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나폴리 민요는 작곡가와 가수에 의한 창작 민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현존하는 나폴리 민요중 제일 오래된 곡은 1835년에 도니제티가 작곡한 '당신이 제일 좋아요' 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칸초네로는 '오! 나의 태양', '돌아오라! 쏘렌토로'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사랑의 아픔과 고통을 노래한 '무정한 마음', 나폴리 어부들의 노래 '싼타루치아', 떠나간 여인들이 돌아오길 애타게 부르는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학창시절 '불꺼진 창'을 부르며 슬픈 가사에 가슴이 저렸던 기억과 사랑하는 여인을 부르는 쥬세페 디 스테파노의 '마리아, 마리' 등은 세월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벨칸토 창법의 대가인 쥬세페 디 스테파노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미성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고, 프랭크 코넬리가 부른 '불꺼진 창'은 유난히 절절하게 가슴을 저미게 하는 창법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18세기 피자(Pizza)를 처음 탄생시킨 나폴리는 유난히 먹을거리, 볼거리, 들을거리가 풍성한 관광지이기도 하다.이탈리아인들은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와 대중적 칸초네 등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들은 마치 이탈리아의 풍성한 식탁처럼 나라 전역에 널려 있다. 나폴리 연안의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생각하며 좋아하는 칸초네를 불러보는 것도 무더위를 떨쳐 보내는 피서법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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