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중에서도 죽염이 최고여"

술로 보낸 세월 극복 후 연구 매진
말로 배우기 보다 스스로 깨우침 강조

 

▲ 죽염 수석을 배경으로 서있는 박태 대표.

 

전남 구례군 문척면에 위치한 삼신산 죽염. 이곳은 오롯하게 죽염 생산에 열중하고 있는 박태(75)대표의 작업장이다. 창고에 가지런히 정돈된 죽염 수석과 일정한 길이의 대나무 마디 및 천일염 소금가마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는 57세 늦은 나이에 죽염 업계에 뛰어든 내력을 설명했다. 오랜 야당생활로 인한 휴우증과 술로 보낸 세월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큰 며느리가 무릎을 꿇고 항의를 해. 제발 지금 부터라도 달리 세상을 살수 없겠느냐는 거여. 약속을 했지. 그런 다음 술과 담배를 끊었어. 가정을 위해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이런 중에 오랜 죽마고우인 친구와 그의 부인이 우리 집을 찾아 왔어. 친구 부인이 신장병이 나았다는 거야. 병원에서도 포기한 심각한 상태였지. 곡성 태인사 주지스님이 준 죽염을 먹고 나았다는 거야. 이것이 17년동안 죽염을 하게 된 계기가 됐지."

그러나 그는 몇 년 동안 실패를 거듭했다. 집에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으나 성과는 매일반이었다. 죽염이 녹으면서 나오는 연기는 동네 항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문척면에 작업장을 내게 됐다.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별짓을 다해봤지. 그러다 감 홍시가 익어서 흐르듯이 소금자체가 농창하게 익어야 한다는 것을 터득하게 됐어. 죽염은 줄줄 흘러 내려야 한다는 거야. 이 이치를 알게 되기까지 무한한 반복의 과정을 겪었어. 계속적인 반복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지."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아는 것과 말로 배운 것으로 인해 관념속에 사로 잡혀 있음을 지적했다. 자신이 아는 것으로 인해 더 이상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세상사가 말로 되는 것이 아니여. 스스로 깨쳐야 해. 스스로 깨쳐야 이뤄지는 거야. 어느 분야든지 그래. 그리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기준 설정이 필요한거여."

그랬다. 그는 스스로의 깨우침을 중요시했다. 깨우침이 있어야 자신이 하는 분야에 자신감을 갖게 됨을 넌지시 암시했다. 죽염은 굽는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평소 알고 있던 상식에서 벗어났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긍이 간다. 몇 도에서 구웠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숫자는 숫자일 뿐이여. 과학적이지 못해. 온도가 1,300도가 넘으면 기체가 되어 버려. 그 안에서 잡아야 해. 그날의 일기와 나무, 바람이 변수로 작용해."

그런 후 그는 죽염 화덕으로 안내했다. 붉은 벽돌로 외벽을 쌓아 만든 화덕은 그의 연구 결과물이다. 새벽 3시 불을 땔 때 소나무 뿌리를 넣는 것과 바닥에 화강석을 까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그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젊은이 못지 않은 혈기 왕성함이 느껴진다.

"고열 처리가 되었을 때 이 속에서 죽염물이 떨어지지. 흘러 내린 것으로 죽염 제품을 만들어. 가장자리에 있는 것은 안 녹아 내리지. 공기와 연관이 있어. 여러 번 반복되어 들어간 것도 있어. 이 과정을 통해 중금속이 없어지지."

이를 통해 만들어진 죽염덩어리는 거의 죽염저장고에 저장된다. 길게 들어선 죽염 수석은 무게로 따지자면 65톤에 이른다. 생활 죽염, 알맹이로 된 삼위죽염, 미용 소금 등은 또 어떤가. 구례군 허가 및 순천대학 식품 산업연구소의 자가품질 검사 성적서와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식품 검사 결과 통보에서 적합 판정이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소금을 이기는 것이 없지. 균도 충도 소금을 싫어해. 소금 중에서 죽염이 최고여."
그의 죽염 예찬은 오랜 경험과 깨침을 통해 얻어진 지혜에서 나온 것임을 알수 있다.

"죽염 만드는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하다"는 그의 말이 귀에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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