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종교협력의 상징적인 학교
5개 종단 열린종교인들의 하나된 마음

부산 배내청소년훈련원에서 진행된 숲속의 학교가 14년째를 맞이했다. 순번에 따라 올해 학교장을 맡은 법명 스님(경주 향림사)을 만나 숲속의 학교에 대해 알아보았다.

- 숲속의 학교 운영 취지는

1996년 부산지역 종교인평화회의를 통해 만남을 갖게 됐다.

당시 대신교당 김혜신 교무(현 경남교구장)과 송영웅 목사(부울경 교회) 등이 의기투합하여 어린이캠프를 종교연합으로 해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대신교당을 개방하여 각 종단의 청년2명 이상을 참여시켜 캠프를 열면서 종교간의 만남이 잦아졌다. 학교 개설에 앞서 3개월간 교사들을 훈련시키며 준비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5개 종단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 지속하기 쉽지 않았을 것인데

학교 개설은 했지만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3회때 부터 참여하고 있는 장덕훈 교무(배내청소년훈련원장)와 김준철 목사(에니어그램 영성연구소장), 김동규 신부(성공회 기장교회) 등이 원칙을 지키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했던 것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특히 장 교무가 배내청소년훈련원에 오면서 취지에 맞게 확실한 장소제공, 인적·물적 지원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또한 담임교사로 참여하고 있는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예비성직자들은 영성이 잘 갖추어진 인력으로 숲속의 학교를 훌륭하게 이끌어가는 공로자들이다. 이밖에 각 종단의 많은 예비 성직자들이 참여해 왔다.

- 숲속의 학교 프로그램은

표어가 '들꽃처럼 자라자'이다. 우리 학교는 자연중심·환경중심의 사고로 아이들이 공부나 일상에 지쳐있는 마음을 자연 속에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원래 훌륭한 참 나를 발견하여 자연과 친해지며 '배려'하는 마음을 어려서부터 배우도록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발우공양'은 불교적 프로그램이지만 환경과 공동체의식을 높여주며 종교색은 내지 않는다.

'다도'도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교사간의 신뢰를 강하게 해주는 시간이다.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것은 자연의 배움과 배려에서 나온다.

- 숲속의 학교 상징성은

종교간의 대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시점이다.

열린 종교인들이 직접 종교가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캠프를 여는 곳이 여기 밖에 없다. 이것은 한국 사회에 대단한 상징적인 사건이다. 또한 우리가 심은 씨앗들이 벌써 성장해 다시 숲속의 학교 지도자로 오고 있다. 다종교사회의 희망적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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