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종단 열린종교인 모임, 자연 배움터

▲ 숲속의 학교 참가자들이 황토진흙으로 나무집을 만들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펼쳐낸 배내청소년훈련원의 숲속의 학교. 참석한 아이들과 교사간에 정겨움이 넘쳐났다.

훈련원 운동장에는 황토, 나무토막, 뼈대만 있는 집이 준비되어 있다. 그들이 입고 있던 깨끗한 옷이 집짓기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황토로 물들기 시작했다.

"한팀은 황토진흙을 만들고 다른 팀은 완성된 황토진흙을 이동시켜 나무와 흙이 잘 뭉치도록 작업하세요."
황토나무집 짓기를 담당한 정원일 교사의 목소리가 배내골에 울려퍼진다.

이에 맞춰 교사들과 아이들이 한팀이 되어 황토진흙을 만들기 위해 공수되어 온 계곡물을 부어 맨발로 황토를 신나게 짓이긴다. 물과 황토의 만남 속에 흙은 어느새 찰지고 말랑말랑해 진다. 이어 이동이 편하고 작업하기 쉽게 둥근 포환모양을 만들어 뼈대가 있는 곳으로 가져간다. 집 뼈대에 황토 진흙을 갖다 붓고 미리 잘라놓은 나무토막을 위에 올려 가만히 누른다.

김성원 담임교사(원불교대학원대학교1년)는 수직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옆에서 지도하며 격려했다. 벽담을 쌓는 원리로 흙벽을 한겹 두겹 다섯겹으로 올라갈수록 쓰러질 위험이 점점 높아졌다. 이때 옆에서 지켜보던 학교장 법명스님이 쓰러지지 않도록 다른 지지대를 가져다 대 주었다. ▷ 관련기사 10면

아이들과 교사들의 손과 발, 그리고 옷은 온통 황토물 범벅이 되었다.

어느 정도 집이 완성되자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황토를 서로 던져가며 즐거워한다. 다음 프로그램이 물놀이여서 아이들이 부담없이 재미있게 게임을 한다.

하지영 어린이(신복초·6년)는 "황토를 만지는 느낌이 좋았고 벽을 쌓으면서 집짓는 방법을 체험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이혜은 어린이(태안초·4년)은 "발로 황토를 짓이기는 것과 공 모양으로 이동할 때 힘들어지만 집을 만드니 보람이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2~6일 5개 종단 성직자가 기획하고 진행한 숲속의 학교는 벌써 14회를 맞았다.
종교가 다른 60여명의 초등학생과 영성의 훈련이 잘된 13명의 교사, 이 학교를 졸업한 16명의 보조진행자들이 깊은 유대감과 따뜻한 감성으로 숲속의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이면에는 교무·목사·신부·스님·포덕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배려 속에 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은 씨앗이 점점 숲을 이뤄가는 곳이 바로 '숲속의 학교'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