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 신앙과 불상신앙

대종사께서는 우주만물 삼라만상 일체를 은혜의 특성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하셨으니 곧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인 사은(四恩)이다.

다시 말하면 사은은 일원의 진리 중 형상이 나타나 있는 면을 주체로 한 것으로, 우주만유가 생성발전 하는데 서로 없어서는 살수 없는 관계로 얽혀있음을 간파하시고, 그 특성을 따라 나눈 것이라 실상은 우주만물 삼라만상이다.

일원은 법신불이라, 근본을 말하자면 언어와 명상이 끊어진 자리이나 그 실체를 말하자면 곧 사은이요 사은은 곧 우주만유이다.

천지에는 지극히 밝은 식(識)이 있어 선의 씨앗을 심으면 반드시 복이 돌아오고 악의 씨앗을 심으면 반드시 죄벌이 돌아온다. 시일의 장단은 있을지언정 뿌려진 씨앗은 반드시 발아되어 언젠가는 결실을 맺게 된다.

죄와 복은 무엇을 통해서 오는가? 어느 날 느닷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죄와 복은 반드시 우주만물을 통하여 나에게 전달되어 온다.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이 우리에게 죄주고 복주는 증거는 얼마든지 설명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대종사께서 서가모니 부처님께 연원을 대셨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로부터 이어온 불상 신앙을 취하지 않으시고 법신불 일원상 신앙을 드러내주신 이유이다.

그러나 이처럼 사실적이고 합리적인 증거에도 쉽게 믿음이 생기지 않는 사람은 각기 근기와 인연을 따라 제도를 받도록 하셨으니 대종사님의 목적은 오로지 중생제도요, 일원상 신앙만을 목적으로 하시지 않으심을 알 수 있다.

인류의 지혜가 발전됨에 따라 신앙의 대상도 변화되어 왔다. 정산종사께서는 신앙을 하는데 세 가지로 설명하셨다. 하근기는 우치하여 형상이 있어야만 믿고, 좀 지각이 난 사람은 우상은 배척하나 명상에 의지하여 믿으나 더 깨친 사람은 명상도 떠난 진리 당체를 믿는다고 하셨다.

어린 아이가 울면 과자나 노리개로 달래고 좀 더 자라면 어른의 이름을 빙자하여 이해를 시키나 어른이 되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경위를 일러 주면 스스로 자각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500여 년이 지나면서 부처님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그 형상을 조성하여 모시다가 존경의 마음이 더욱 극대화되면서 차츰 신앙의 대상으로 자리를 잡으며 오늘날에 이르렀으나 이런 양상은 분명 부처님의 본뜻이 아니다.

이제 과학의 발달로 합리적 사고체계가 더욱 발전하고 사람들의 지각이 크게 열려가는 시대에 이르러 일원상으로 신앙의 길을 인도하신 대종사님의 가르침은 날이 갈수록 크게 드러나고 천하의 인심이 이에 귀의하리라 믿는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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