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을 통해 자연을 체험해야

피톤치드·음이온·맑은 산소
산림욕 통한 치유효과 커

 

▲ 구제성 숲 해설가가 참가자들에게 숲속의 벌레들을 설명하고 있다.
숲길을 걷다보면 마음이 편안하다. 숲속의 맑은 물소리를 통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 느낌은 또 어떨까?

숲길 중간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참나무, 소나무, 물푸레나무, 다래나무, 자작나무, 잣나무 등을 쓰다듬는 것도 자연을 알기 위한 몸짓이다.

여기에다 자연의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한 숲 해설을 곁들인다면 자연을 이해하는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다.

치유의 숲으로 유명한 경기도 양평의 국립 산음자연휴양림에서 진행되고 있는 숲 해설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도 이런 이유가 한 몫했다. 숲길을 편안하게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구제성(64) 숲 해설가의 안내로 진행된 숲 해설은 오감을 통해 자연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숲 해설은 이곳의 수목과 동식물이 분포되어 있는 상황을 소개하고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과 숲과 관련된 교육, 문화, 역사에 관한 것을 전달해 주는 것입니다. 특히 숲에 오시면 오감을 가지고 체험해야 합니다. 여기오면 다 체험할 수 있어요."

그는 설명이 끝나자 나무와 식물을 통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느끼는 구체적인 과정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숲길에 오르자 그는 먼저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실험을 했다.

"이쪽 나무들을 보니 색깔들이 하얗죠. 흰 색의 나무들이 있으니 예쁘죠. 이 나무는 숲속의 여인이라고 부릅니다. 껍질은 기름층으로 되어 있어요. 불을 붙이면 잘 탑니다. 나중 기름찌꺼기 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는 떼어낸 자작 나무껍질에 불을 붙였다. 지글지글 타는 소리가 들린다. 검은 재만 남았다. 그는 재빨리 흔적을 남기지 않게 문질렀다.

조금 더 오르자 열매가 맺기 시작한 산초나무가 보인다. 그는 산초나무와 초피나무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빼 놓지 않았다.

"산초나무의 열매는 껍질이 빨갛고 속이 까맣습니다. 이와달리 중부이남 지방에 자라는 초피나무는 가시가 많고 봄에 꽃이 피는 것이 특징입니다. 벌써 열매를 맺었어요. 이제부터 산초나무 잎을 하나 따서 냄새를 맡아 보세요."

참가자들은 잎을 따서 냄새를 맡는다. 냄새가 독특한 관계로 다들 얼굴을 찡그린다. 그는 참가자들을 숲속으로 안내한다. 참나무 잎이다. 그는 참나무를 가리키며 서민들이 좋아하는 나무라고 칭했다.

"참나무 종류는 6가지입니다.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떡깔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입니다. 나무 열매의 성분은 같습니다. 그 열매가 도토리입니다. 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는 설명이 끝난후 참가자들에게 참나무 종류들을 하나씩 합창하게 한다. 참나무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한 배려라 생각됐다. 그는 당단풍과 고로쇠나무 잎과 소나무와 잣나무의 잎 구별법을 비롯 바닥에 떨어져 있던 다래와 양다래 참다래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의 설명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신기하다는 표정이다. 그는 소태나무 잎을 하나씩 참가자들에게 나눠 주었다. 맛을 느껴 보라는 것이다.

"맛있으면 더 달라고 하세요. 어때요 맛이 쓰죠. 아기들 젖땔 때와 소화제 대용으로 많이 쓴다고 해요."
숲길을 올라갈수록 더욱 물의 흐름이 거세다. 시원함이 피부로 다가온다. 정상에 도착해서 간단한 운동을 시작했다. 이어 삼림욕에 따른 건강 이론이 있었다.

"여러분들은 이곳 숲속에 와서 피톤치드와 계곡물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음이온과 맑은 산소를 흡수했어요. 아마 산림 치유의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정상에서 하산을 하면서도 그의 설명은 끊임이 없다. 그는 곤장나무라고 알려진 물푸레나무가 보이자 실험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도착하자 돌로 나뭇가지를 찧는다. 그 순간 물 색깔이 푸른 빛이다.

"이쪽으로 죽 둘러서 보세요. 천연염색 재료로 쓰이는 이 나무는 가지와 잎을 가져다 찧으면 푸른 물이 나옵니다. 옛날 선인들이 이름을 잘 붙인 것 같아요. 색깔이 아주 고상합니다. 누구는 제가 하는 모습을 보고 마술을 한다고 하는데 그러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처음 본 모습이라도 만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참가자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재미있는 모습에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그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토리 잎이 널부러진 모습들이 보인다. 잎 마다 도토리 하나씩이 달려있다. 가지 끝은 마치 예리하게 톱질한 모양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범인은 도토리 거위벌레.

" 하나씩 주워보세요. 까만점이 있는게 보이죠. 그 속을 까면 알이 나와요. 한번씩 까 보세요." 자세히 보니 도토리 옆구리에 주사자국 같은 조그만 구멍들이 뚫려 있었다. 손톱으로 까보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숲 해설을 끝내고 건강증진센터에서 만난 그의 끝마디가 의미심장하다.
"회사를 정년퇴직한 후 봉사하는 마음으로 해설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즐거우니 상대편도 즐거워하는 것을 느낄수 있어요." 그의 긍정적인 생활철학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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