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민주당 후보시절인 1987년 11월24일 중앙총부를 내방, 당시 대산종법사로 부터 중산(中山)이라는 호를 받았다.
역대 대통령 중 원불교에 대한 관심와 이해가 가장 높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은 평화 민주당 후보시절인 1987년 11월24일 중앙총부를 내방했다. 현 원불교대학원대학교가 위치한 중앙훈련원에서 당시 대산종법사로 부터 중산(中山)이라는 호를 받았다.

대산종법사, 중산 법호 내려
대산종법사는 <중용>의 1장 뒷 부분인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之達道也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중이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란 천하의 공통된 도이다. 중과 화를 지극히 하면 천지가 제자리를 편안히 하고, 만물이 잘 생육될 것이다)'을 인용하면서 "김대중 후보의 이름이 큰 대 가운데 중이니 만일 자기 혼자만 잘 살려면 중직(中直)해도 좋지만 나라를 좋게 하려면 중화(中和)를 가져야 한다"며 "김 후보가 만일 중직, 중화, 중도를 이룰 것 같으면 천지가 품안에 돌아온다"고 부촉했다. 그러면서 중도란 천지만물을 다 생성하는 뜻이라고 표현했다.

대산종법사는 "남북통일이 되기까지 그 일을 해야 할것이다"며 "만일 그 일이 한번에 안되면 1차, 2차, 3차로 해서 여유있게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법문했다.
▲ 2002년 3월 16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좌산종법사를 영접하는 김대중 대통령. 이 날 오찬을 함께하며 교단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원광대에서 명예박사 학위 수여
또한 김 전 대통령에게 1994년 3월17일 원광대학에서 국내대학 첫 명예정치학박사를 수여했다. 원광대 대학원(원장 한정석) 행정대학원 주최로 숭산기념관 대법당에서 열린 수여식은 인류화의 신념으로 정치·경제·사회 등에 민주화 공헌과 세계 평화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해 학위를 결정한 것.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을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갖고 참석자와 토론회를 가졌다.

서울·부산 원음방송 허가
김 전 대통령은 원음방송의 어려운 여건을 보고 받고 바로 교단의 현안을 해결해 주었으며 2001년 8월 부산원음, 9월에 서울원음을 개국하도록 협력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전북에 원음방송을 허가해 1998년 11월30일 개국했지만 뉴스와 광고를 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4대 종단으로서 의전 격상
김 전 대통령은 취임식부터 총무처에 지시해 교정원장을 단상으로 올려 의전함으로써 교단의 격을 높였다.
배석한 교단 대표에게는 언제나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라는 호칭으로 친근함을 표시했다고 전한다.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과 49재는 유족들의 요청으로 원불교가 종교의식에 참여했지만 이번 국장은 정부 장의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앞으로 국장·국민장시 원불교 참여가 공식화돼 원불교의 위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통해 원불교가 호남종교라는 지역색이 엷어지고 전국적 인지도 향상을 가져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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