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숭배와 일원상 숭배의 다른 점

평생을 중생 교화에 힘쓰셨던 서가모니 부처님께서 어느 날 교화를 하시기 위해 멀리 떠나셔서 석 달이 지나도록 오시지 않으셨다.

부처님을 마음 깊이 존경하고 아침과 저녁으로 예배를 올리던 우다야나 왕은 부처님이 너무 뵙고 싶어 병이 날 지경이었다. 마침 신하 가운데 조각가로서 이름이 높았던 미수갈마라는 사람이 전단향나무로 부처님의 신장과 똑같은 크기의 불상을 조각하여 왕에게 바치니 왕은 부처님께 하듯이 매일 불상에 예배 올리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하여 모시고 숭배하는 것은 분명 그 인격에 감복하고 추모 존숭하는 데에 처음 그 뜻이 있을 터였다.

그러나 점점 부처님을 신앙화하여 숭배한 점이 강해져 왔으니, 일생의 모든 죄와 복을 오로지 불상이 모셔진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믿고 정성과 공경을 불상에게만 바친다면 이는 부처님을 향한 인격신앙이요, 개체신앙으로 전락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일원상 숭배는 그 뜻이 넓고도 크다.

우리가 일원상을 모심은 우주만유 전체를 부처로 모심이다. 죄와 복에 대한 인과가 어느 한 곳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천지 만물 허공법계 전체가 한 불성(佛性)으로서, 처처 물물이 모두 각기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고 죄벌을 주시는 근본으로 모시기 때문에,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항상 숭배의 마음을 놓지 않아야 한다. 죄와 복, 고와 락의 근본을 우주 만유 전체에서 구하는 것이다.

일원상 숭배의 법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천지를 잘 숭배하려면 천지의 도를 체받아서 천지의 이치에 순응하고, 부모를 잘 숭배하려면 부모에게 심지의 안락과 육체의 봉양을 극진히 하며 또는 무자력한 사람을 보호하고, 동포를 잘 숭배하려면 항상 자리이타로써 동포를 대하며, 법률을 잘 숭배하려면 법률을 잘 지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상숭배가 자칫 개체신앙이요 인격적인 신앙으로 한정되기 쉽다면 일원상 숭배는 천지 만물 전체를 숭배하는 원만한 전체신앙으로 진리적이며 사실적이다.

또한 불상숭배는 불상 자체를 수행의 표본으로 삼을 수가 없다. 우리가 닮고자 하는 것은 부처님의 마음이지 부처님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원상은 부처님의 마음을 상징하므로 직접 수행의 표본으로 삼을 수 있다. 즉 일원상과 같은 성품이 우리 각자에게 품부해 있음을 믿고 일원상을 수행의 최상 표본으로 삼아서 일원상과 같이 원만한 인격을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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