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지를 알자는 것

"의두(疑頭)는 대소 유무의 이치와 시비 이해의 일이며 과거 불조의 화두(話頭) 중에서 의심나는 제목을 연구하여 감정을 얻게 하는 것이니, 이는 연구의 깊은 경지를 밟는 공부인에게 사리간 명확한 분석을 얻도록 함이요."

의두 요목은 의심나는 중요한 20가지 제목이다. 의두는 사리연구 훈련 과목이며, 사리연구는 일원상과 같이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각자의 마음(반야지)을 알자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의심의 뭉치가 뭉쳐서 정(定)에 들어 깨침을 얻는 방법이 있고 좌선 후 정신이 맑을 때 잠깐 잠깐 연마하는 방법도 있으며, 묻고 배우는 가운데 깨치는 경우도 있고, 생활하는 가운데 우연히 알아지는 경우 등이 있다.

의심이 걸리지 않고는 생각되는 것이 없고 생각하지 않고는 깨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생활 속에서나 기타 경전을 보는 중에서나 의심난 제목을 기록해 놓고 정신이 맑을 때 잠깐 잠깐 궁굴려 보라. 좌선 후 5분간 의두 연마를 하는 것은 그 때만 문제를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며 항상 의심나는 문제를 잠재의식 속에서라도 잊지 않고 있어야 하는 것이며, 스스로 의심이 해결된 때에는 반드시 스승님의 감정을 받아야 한다.

모든 문제의 핵심에 대하여 의심을 하고 그 근본을 해결하는 것이어야 한다. 의심이 걸리고 그것을 놓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풀리는 것이다.

의두(疑頭)는 의심의 머리, 생각하는 머리라는 말로 일과 이치 간에 의심을 일으켜 그 의심의 해결을 위해 머리를 쓰고 생각을 연마하여 알아내는 연구의 깊은 경지를 밟는 공부인에게 사리 간 명확한 분석을 얻도록 하는 사리연구 공부의 과목이다.

무엇 보다 의심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므로 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 공덕이 크다고 하는 것이다. 이론으로 그런 것이다 하고 이해만 하면 의심이 걸리지 않는다. 의두 요목 20조목 가운데 관심이 있고 평소에 의문이 들었던 조목을 정하고 좌선 후 정신이 맑을 때 마다 연마하고 궁굴리면 의문이 깊어지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우물을 파는데 장마 때 땅속에 스며들었던 물이 솟아나서 괸 건수(乾水)를 막지 않으면 원천수(源泉水)가 솟아 나오지 않는 것처럼 정신이 맑아 잠시 나타나는 거짓 지혜에 재미를 붙이면 참 지혜는 솟아나지 않는 것이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듯이 깨달음이란 필요 충분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문제가 있어야 하고 그 문제가 풀리려면 맑아져서 밝아지고 밝아진 상태에서 보아야 보이는 것처럼 조건이 갖추어져야 풀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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