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는 "육신 신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육신이란 지수화풍 사대가 집합된 것이다. 고기 눈으로 본 것이다. 그것은 여래를 본 것이 아니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여래가 말씀하신 것은 색신 신상이 아니라 법신의 신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처와 똑같이 만들어 놓아도 법신이어야지 육신으로는 소용없기 때문이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사구게는 금강경 도리를 가장 집약해 놓은 것으로 무릇 상이 있는 바는 다 허망한 것이라 상 아닌 것을 보면 여래를 실견하게 되는 것으로 여기에 대단한 의미가 있다.

첫째, 눈으로 볼 수 있는 형상 있는 것은 모두 가변적인 것으로 부처님께 천년 만년 매달려 보아야 60세 넘어 80세 열반하시니 믿을 수 없다. 아무리 부모를 태산처럼 믿어도 100년 미만에 가신다는 의미가 있고 형상 있는 것은 끝내 없어지니 허망한 것이라 하셨다.

둘째, 명예라고 하는 것은 다 허망한 것이기에 옳다 그르다 나쁘다 좋다 이러쿵 저러쿵 이름 있는 것은 다 허망한 것이다. 기쁜 마음을 천년 만년 간직하고 싶지만 두 시간도 못가서 엉뚱한 마음이 나온다. 전부가 명상에 관계된 것이라 다 허망한 것이고 우리 마음 중 인격 상에 남아 있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모두 허망한 것이다.

천만 년을 보아도 다 허망한 것이다. 이러한 허망한 것을 다 놓아버려야 실상자리를 볼 것이요, 그 실상자리를 보아야 여래를 보았다 할 것이다.

이와같이 형상 있는 것이 허망하고 명상 있는 것이 허망하고 마음 가운데 수행했다고 하는 어떠한 형틀이 다 허망한 것이고 인격상이란 백지와 같다고 베이컨(Bacon)은 말했다.

검정칠을 하면 검정이 되고 빨강을 칠하면 빨강이 되고 진흙으로 달마를 만들면 달마가 되고 도둑을 만들면 도둑이 되고 부처를 만들면 부처가 된다.

일체 중생의 성품 중에 본래 부처의 지혜가 갊아있으나 탐·진·치 삼독(三毒)이 가리운 바 되어 삼계에 뛰어난 해탈을 못한다. 일체 상이 허망한 것을 알아야 모든 고집을 버리고 신령스러운 지혜가 드러나 시방에 두루 밝혀 성품을 보아 깨달았다고 하는 것이다.

여래께서 법신을 나타내고자 하신 고로 모든 상이 허망한 것이다. 일체 상이 허망하여 실답지 않음을 깨달을 때 곧 여래의 상 없는 이치를 보았다고 하리라.

<만덕산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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