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2 : 원불교 교당에도 불상을 모시나요?

답 : 불상을 모시지 않습니다. 불상을 모시지 않으니 불교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 데 불교에도 정법 시대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사후 500년 까지는 지금의 우리의 일원상과 비슷한 법륜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였던 것입니다.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대종사의 말씀에 "인지가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는 부처님의 형상을 모셔야 부처님을 뵙는 것 같고 믿음이 생겼으나 지금과 같이 인지가 발달한 시대에는 부처님의 형상을 뵙지 않더라도 부처님의 가르침 또는 진리의 상징인 일원상만으로도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가 부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은 흙으로 빚어 논 불상이 아니라 부처님의 깨달음 그 자체인 진리이다." 그래서 저희 원불교에서는 부처님 그 자체보다는 부처님이 깨치신 진리불(眞理佛)인 법신불(法身佛)의 상징으로서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태자의 자리를 버리고 나오셔서 당시에 시체를 가져다 버리는 장소였던 영취산(靈鷲山, Grdharakuta)에서 시신에게 입혔던 옷으로 기운 가사를 걸치고 제자들과 함께 머무셨습니다. 이와 같은 석가 생전의 모습을 본다면 그가 입멸에 든 후 불상을 만들어 예배 공양한다는 행위는 석가의 근본정신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며 도리어 그의 정신과는 먼 것입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부처님 사후 500여 년까지 즉 정법의 시대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는 무불상 시대가 계속되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정법 기간에는 불상을 대신하여 사리를 모신 탑, 금강보좌, 보리수, 불족적 그리고 법륜 등이 석가의 모습 대신 표현되어 오다가 석가의 입멸 후 500여 년이 지난 상법 시대 즉, 기원 전후 무렵에 들어서 비로소 불상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는 물론 예배상으로서 불상을 만들고자 하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때에 이르러서는 이 세상에 오셨던 위대한 인류의 스승으로서의 부처의 모습은 희미해져 가고 초인간적, 초자연적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부추긴 것이 알렉산더의 침공에 이은 그리스인들의 우상 숭배 사상이 인도의 서북부 간다라(Gandlhra) 지방에서 불상을 만들려는 욕구를 충동질 했던 것입니다.

불상은 정법 시대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러나 불교의 상법시대에 만들어진 방편인 것입니다.

원불교에서 불상을 모시지 않는 것은 불교 정신의 위배가 아니라 진정으로 불교의 정법시대의 초발심으로 돌아가는 초전법륜의 신앙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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