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4 : 어떻게 해서 일원상이 부처님의 가르침 또는 진리의 상징이 될 수 있나요?

답 : 원은 두 가지 의미에서 진리의 상징이 될 수 있는데 그 하나는 움직이지 않는 정적인 원과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적인 원이 있습니다. 원은 도형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어느 의미에서 일원을 찾아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어느 호텔에 가면 원구단이라는 것이 있고 중국의 북경에 가면 천구단이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하늘은 둥글다고 생각했으나 지구는 사각형, 사람은 삼각형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천지를 원과 구(사각형)로 나타내서 원구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것입니다.

서양에서도 그리스 학자들은 지구가 바다 위에 떠있는 원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평한 판 저 너머에는 세상의 지옥으로 떨어지는 절벽이 있어서 바다로 끝없이 가다보면 지구 낭떠러지인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학자들은 수천 년 후에 결국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었습니다. 콜럼버스도 지구가 둥글다는 지구 구체설을 믿었으며, 지구가 둥글기에 서쪽으로 계속 항해하면 인도에 도착할 것으로 생각하고 항해를 했으며, 그 결과 신대륙을 발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주어진 일정한 길이의 끈으로 가장 넓은 도형을 만들라고 한다면 그것은 원형이고 같은 넓이로 가장 큰 입체형을 만들라면 구(球)입니다. 그러므로 거시적으로 보면 태양, 지구, 달 등의 모든 천체가 원형을 갖고 있고 미시적으로 보면 원자, 전자 등 소립자가 원형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겉으로 보면 전혀 원이 아닌 금속에서도 이것을 원자 현미경으로 자세히 보면 그 원자가 원형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우주를 볼 수는 없지만 호킹 박사에 의하면 우주에는 블랙홀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블랙홀의 모습이 바로 '일원상'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보면 모든 생물은 겉은 원형을 띄고 있지 않아도 속내를 보면 세포의 핵은 모두 원형을 띄고 있는 것입니다.

동적인 원은 그러한 원형의 본래 모습을 가진 삼라만상의 움직임이 원형을 갖고 돌고 있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가 원형이고 달 또한 원형 궤도를 가지고 지구를 도는 바와 같이 전자가 원자핵의 주위를 원형 궤도를 갖고 돌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사시의 순환이 원형을 이루고 있으며, 인간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그리고 다시 태어나는 이치가 원형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의 철학자 융은 일원상을 가지고 우주 자연을 표현하였고, 동방의 주자라고 하는 퇴계 이황 선생도 일찍이 이기론을 심화하여 성학십도를 일원의 모습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일본에서도 일등원(一燈圓)이라 하여 진리의 상징으로서 일원상을 사용하여 왔습니다. 불교에서는 자고로 법륜이다 해서 '진리의 바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법의 바퀴의 모양이 원형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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