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통한 문화 확산, 지역과 하나되는 복지관

▲ 신나는 노래교실에 참여한 어르신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노래에 푹- 빠지기 일쑤이다.

이른 아침부터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보령노인종합복지관(관장 신성호 교무). 복지관 대형버스가 복지관 앞에 정차하자 어르신들이 쏟아져 내린다. 곧장 강당으로 향하는 어르신들. 하룻밤 헤어졌다 만나는 것인데도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많을까. 조용하던 복지관 강당은 한 순간 어르신들 정담에 활기가 넘친다. 하루에 700여명이 오가는 복지관은 올해로 개관 3주년을 맞았다.

개관 3주년 이제는 모두와 한가족

보령노인종합복지관에 전화를 걸어본 사람이라면 안내 멘트가 독특하다는 것을 느낀다. '어르신을 바로 알고, 바르게 모시는 보령노인종합복지관입니다.'

신성호 관장은 "효의 기본은 어르신을 바르게 알고 바르게 모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정신을 기본으로 하여 저희 복지관 직원들은 민원발생이 없도록 늘 어르신들을 바르게 모시면서 불공하는 자세로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어 신 관장은 보령지역에 복지관이 들어서면서 도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후문도 귀뜸 해 준다.

"우리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 밝고 환한 얼굴로 다닐 것을 주문한다"며 "어르신들이 밝은 옷, 웃는 얼굴, 발랄한 발걸음으로 다니면 지역 자치단체에 걱정거리가 없어지죠." 또한 "어르신들이 밝고 건강하고 재미있게 생활하면 자녀들의 근심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 복지관이 하나 생겼을 뿐인데 지자체가 생기가 돌고, 관내 주민들의 표정이 달라질 정도가 된 것이다. 그만큼 신 관장을 비롯하여 복지관 내 직원들은 주인정신으로 하나가 되어 어르신들을 가족같이 모시기 때문이다. 이 역시 '어르신을 바로 알고 바르게 모시는 효의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복지관 직원들이 가족처럼 하나가 된 원인은 매월 1일 보령교당에서 월초기도를 하며 삼동회의 기본 정신을 늘 잊지 않기 때문이다.

신 관장은 "처음 시작할 때 종교를 초월하여 직원 채용을 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정신으로 복지관을 운영하려면 먼저 직원들이 하나가 되어야 하고, 삼동회의 정신을 알아야 했죠. 그래서 월초기도를 시작했고, 기도를 하면서 헌공봉투도 꼭 올리도록 했습니다. 처음엔 좀 어설펐지만 지금은 제법 독경도 잘하고 입교도 8명이나 했습니다. 지난 법인절에는 직원들 모두 교당에서 교도들과 행사를 했습니다"며 "늘 근본정신에 초점을 맞춰 일을 해 나간다"고 말했다. '금수초목도 응할 수 있도록 일을 추진해 간다'는 것이 신 관장의 신조이기도 하다.

▲ 댄스스포츠로 지역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인 어르신들.

나눔문화 활동으로 지역과 하나

보령노인종합복지관은 '나눔 문화 활성화'에 많은 공을 들인다. 또 얼굴 내밀기 식의 의례적인 행사는 안하기로 유명하다. 더불어 타 기관과 중복되는 행사 역시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나눔 정보 마당 원-스톱 지원센터'가 가동되기 때문이다.

봄에는 어르신들이 '쑥 모으기'를 한다. 쑥을 캘 수 있는 사람은 쑥으로, 그것이 어려우면 지원금이나 쌀로 후원을 하여 복지관 내 인근 독거 어르신을 보살핀다. 4월 원불교열린날 나눔운동도 더불어 전개해 간다.

또 복지관 개관인 6월에는 '생필품 모으기 운동'을 교육청에 보고한 후 관내의 중·고등학교와 협약식을 하고 자매결연을 맺어 추진하고 있다. 이때 모아진 생필품을 보따리로 만들어 '은혜의 생필품 나누기' 행사를 개관기념일에 맞춰 진행한다. 2천 여 점 이상이 모아져 가가호호 학생들과 함께 방문하며 전달했다.

학생들은 비누, 치약, 화장지 등 작은 것을 모아 보따리로 만들고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집집마다 전달하며 많은 보람과 긍지,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이 행사는 학부모들이 적극 지원 할 정도이다.

가을에는 김장김치 모으기를 한다. 회원가정에서 김장을 2~3포기씩 더 담아 복지관으로 가져오면 그 김치를 또 지역사회 독거노인들에게 나눠준다. 이웃에 있는 사찰 '무진사'에서도 적극 후원하기도 한다. 명절에는 제수음식을 장만하여 나누기도 한다.

나지훈 기획복지 과장은 "김장을 따로 해서 갖다 드릴려고 하면 많은 일손과 경제적 지원이 따라야 하는데 각자 집에서 조금씩만 더 해서 가져오면 일손도 덜고 또 직접 참여하는 보람도 느낄 수 있어 복지관을 사랑하는 마음이 향상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나눔문화 활동을 하며 보령시의 저소득 어르신들이 소외됨이 없도록 고르게 빠짐없이 활동해 가고 있다.
보령노인종합복지관은 2,600여 회원이 참여, 46개 프로그램이 일주일 내내 진행되고 있다.
▲주간보호센터 어르신들이 신성호 관장과 함께 종이접기를 하고 있다.

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보령노인종합복지관은 노인복지센터와 재가복지사업, 주간보호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장기요양 사업의 일환으로 80여 가정을 방문하며 가사지원과 밑반찬 배달 등 어르신들과 늘 함께하며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 특히 밑반찬을 배달하며 지역사회 소식도 함께 전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간보호센터는 오전10시~오후5시까지 운영된다. 95세 최고령자를 포함해 24명의 어르신이 이용하고 있다. 주간보호센터에서는 어르신들이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을 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노인일자리팀의 이국권 복지사는 "복지관은 어디까지나 지역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전달하는 기관입니다"며 지역밀착형 복지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인일자리 사업을 분야별로 전개하며 고추와 고구마를 가꾸기도 했다. 이 농산물은 복지관에서 회원들에게 판매를 할 예정이다.

요즘 복지관이 조용한 가운데 일을 추진하는 한가지가 있다. 바로 '은혜 나눔 바자'이다. 이때는 우리나라 가전 3사와 협약하여 구형이 된 냉장고나 TV를 교환하는 행사도 구상 중이다. 이런 큰 행사를 기획하는 이유는 '나눔 확산'이라는 분위기 조성 때문이다.

아직 보령노인종합복지관이 해야 할 과제도 많고 계획도 많다. 당장 가정방문요양서비스에 적합한 소형 차량도 있어야 하겠고, 또 에너지절약 실천으로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누구나 알지만 에너지 사랑 실천은 아는 만큼 실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기본부터 충실히 지켜나가며 어르신과 행복을 함께하는 복지관. 아직 보령지역엔 원불교 교도인구가 많지 않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할 일이 많은 것이 아닐까?

보령노인종합복지관은 오늘도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할 지혜 연마에 여념이 없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