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처에게 불공하는 법

어느 추운 겨울 날, 단하선사가 법당의 나무로 빚은 부처님을 꺼내어 불을 지폈다.
이것을 안 그 절의 원주스님이 달려와서 펄쩍 뛰며 "이럴 수가 있는가?"하고 고함을 질렀다.

단하선사는 태연하게 말하였다. "부처님의 사리를 얻으려 하오."
원주스님이 더욱 화가 나서 말했다. "목불(木佛)에서 무슨 사리가 나온단 말이오?"
단하선사는 벼락같이 소리를 질렀다. "사리가 없는 부처라면 불을 땠다고 해서 소리칠 이유가 없지 않느냐!"
색신의 형상에 얽매여 참 부처를 보지 못하는 후학들을 깨우치기 위한 선사의 일갈이었으리라.

무엇이 참 부처인가?
대산종사께서는 부처를 아는 단계를 다섯 단계로 말씀하셨다.

첫째는 절에 모셔진 등상불이 참 부처인 줄 알고 밥과 음식을 차려놓고 소원을 비는 단계이다.
둘째는 등상불은 다만 부처님의 형상을 본떴을 뿐 실은 3천 년 전 유성출가 하시어 도를 깨치신 석가모니 부처님이 참 부처님임을 아는 단계다.
셋째는 서가모니 부처님뿐만이 아니라 깨달은 사람은 모두 부처님으로 아는 단계요, 넷째는 허공법계 삼라만상을 다 부처로 아는 단계요, 다섯째는 내 마음이 곧 부처임을 아는 단계이다.

가장 초급 단계인 등상불 숭배도 그 실효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알뜰한 불공으로 인하여 그 마음이 청정하여지고 그 마음으로 착한 인을 짓기 쉬운 등의 방편이 될 수 있다.(법어 경의편 50장)

그러나 등상불 숭배가 허공법계 삼라만상 전체의 감응을 얻는 법신불 신앙이 될 수는 없으며 그렇다고 죄복의 직접 권능이 있는 당처불공도 아니다.
불효하는 며느리도 천변만화의 조화력을 가진 법신불의 응화신이므로 상대의 불공 여하에 따라서 혹은 스스로의 자각에 의해서 얼마든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가까이 효도하고 불효할 권능을 가진 며느리는 놓아두고 힘써 멀리 등상불을 찾아 나선 노부부를 일깨워, 며느리 부처님의 감응을 직접 얻게 하셨으니, 실지불공으로 복을 얻게 한 산 증거이다.

며느리가 좋아하는 물건을 사주는 등 부처님 모시듯 위해주라 하셨듯이 실지불공의 방법은 당처불의 속성을 따를 필요가 있다.

형상이 있는 모든 존재들은 각자의 독특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부처님을 공경하듯 정성된 마음으로 그 대상이 가지고 있는 속성의 원리를 따라 불공을 하는 것이 산부처에게 불공하는 방법이요 직접 복을 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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