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인철(법명·흥도)
   원광대학교 한의학대학 학장
신종 인플루엔자 곧 신종플루가 가을을 맞아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미 발생환자 추산 1만명을 넘어 섰는가 하면, 고위험군 환자사이에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환자발생 건수가 정부의 유행판단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면서, 각종 언론 및 국민들의 관심은 온통 신종플루에 쏠려 있다.

근래 들어 정부는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단위 집회를 자제하도록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추석연휴 이후 신종플루 확산에 대비하여 일정기간 학생들의 등교를 제한하고 사이버 학습(원격강의)을 시행한다고 하니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일인지라, 당국에서는 대책 세우기에 급급하여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같이 보이니 다수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간다.

신종플루 주요 증상

신종플루는 일반적인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변종의 신종 독감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면역기능이 약한 고령자와 어린아이 그리고 호흡기능이 약한 천식환자들에게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임신부도 신종플루에 취약한 고위험군에 속한다.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일반적인 독감에 비해 2~3배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신종플루는 보통의 전염병'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평소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면 감염가능성이 낮으며, 감염된다고 하더라도 초기에 적절히 조치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신종플루의 주된 증상은 첫째는 37.8도 이상의 발열이다. 환자의 90% 이상이 발열을 수반한다. 단 열이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점차 올라가면 요주의 대상이다.

둘째는 콧물, 코막힘, 기침, 인후통이 함께 오지만 한 가지 증상이 유독 심한 경우도 있다.
셋째는 심한 근육통과 두통, 무기력증이 있으며 특징적으로 인후부의 충혈과 편도선 종대가 나타난다. 증상을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많이 경험해왔던 유행성독감, 계절성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의학에서 보면 대부분의 증상들이 온병의 초기단계에서 흔히 보이는 증상들이다. 일부 증상이 급격하게 진행되어 위중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대부분 본래 환자가 가지고 있는 소인에 의한 것이다.

신종플루 예방법

신종플루의 치료약이라 하는 타미플루는 한약재인 팔각회향의 성분인 '시킴산'을 주원료로 만든다.

팔각회향은 중국 광동성이 주산지로 한약재와 향신료로 주로 사용되어 왔다. 허나 근래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변종 바이러스가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된 것으로 보이는 사례의 보도를 접하면서 타미플루만을 믿고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신종플루의 예방백신이 10월 중순 이후에나 나와 접종하기 시작할 것이라 하니, 이런 상황 하에서는 일반적인 감염예방이 최선책으로 꼽히고 있다.

마스크도 중요하지만, 독감의 전파경로가 기침할 때 날리는 미세한 침방울이 입에서 입으로 옮기는 전염보다는 손에서 손으로 옮기는 경우가 90% 이상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손세정제를 이용한 손씻기가 훨씬 효과적이다. 평소 손을 자주 씻고, 물을 많이 마시며, 과로를 피하고, 끼니를 거르지 않으며, 기침할 때는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본적인 체력관리와 체질에 맞는 섭생법은 중요하다.

개인 위생관리와 함께 체온관리, 절도 있는 음식 섭취, 규칙적인 생활, 마음의 평정 유지는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신종플루의 예방에 있어서 서양의학은 단순히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추어, 백신접종을 유일한 수단으로 삼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한계성을 노출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에 있어서는 정기를 충실히 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며, 또 이를 위한 다양한 양생법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 중 인체의 정기신(精氣神)을 돕는 경옥고 등은 기본체력 관리에 도움이 되며, 인체의 기본인 원기를 보하고 호흡기 예방수칙을 적절히 지켜가는 것이 부정거사(扶正祛邪)하는 건강관리법이다.

따라서 감염성질환인 신종플루에 대해서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각기 다른 측면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만큼, 동서의학의 상반되는 관점을 상호 보완하는 측면으로 승화시켜 임상에 활용한다면 괄목할 만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확신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