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교화로 활기가 넘치는 교당"

다문화센터 운영으로 교도 일자리
창출과 일반교화 활로 찾아
새로운 모습의 농촌교화 모델
엄마와 함께하는 영아 보육센터 꿈꿔

▲ 교도들과 함께한 성주성지 순례.
짭쪼롬한 바다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법성에 들어서니 온통 굴비를 판매하는 홍보물이 가득한 것을 보니 과연 굴비의 고장에 온 느낌이 든다.

영광교구 법성교당은 법성 입구에서 길목 좌측100여 미터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교당에 들어서니 3층 거실에 이방인들과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최성원 교무와 교도들의 모습이 훈훈해 보인다. 마음이 따뜻해지듯 교화도 그렇게 피어나고 있었다.

교당 분위기는 젊음이 넘치고 생기가 있다.
법성교당은 일반교화와 더불어 다문화가족들을 위한 교화로 교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해 교도들 마음이 살아나고 있다.

1일, 교당을 찾았을 때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는 다문화여성들을 위한 요리체험시간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요리사인 정혜정 교도의 지도로 다문화여성들이 주방에서 열심히 야채와 양념을 다듬고 있다. 요리를 지도하는 정 교도는 그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었다.

정 교도는 "모두가 한 가족 같은 분위기라서 일하는데 즐겁고 보람이 있어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은 교당을 가까이 하면서 얻은 소득이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보람을 찾을수 있기 때문이다.

법성교당은 다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젊은 교도들이 많아졌다. 그로 인해 교도들은 아이돌보미와 요리 강사, 사회복지지도사 등으로 경제적인 면으로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으니 교당에서 하는 일들이 기쁘기만 하다.

이처럼 법성교당에서는 다문화가족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싶어 한다. 최근에는 사)한울안운동 아이돌보미지원센터 영광지회를 만들어 돌보미 선생님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영광군내에서 매일 40여 명이 법성교당을 찾게 되므로 다문화가족 교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사)한울안운동의 아이돌보미지원센터 영광지회가 그동안 시행해온 사업실적들을 정리해 영광군에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올렸다. 채택이 되지 않아 아쉽지만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다음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이 활성화 된데는 최 교무가 법성교당에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일을 찾으면서 부터다. 그것이 청소년 교화를 이끌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였고, 다문화가족을 위한 교화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

"2005년도에 교당 내 공간을 활용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지역 내 아이들을 직접 교당으로 이끌어 학습뿐 아니라 마음공부로 인성교육도 시키고 자연스럽게 법회로 인도할 수 있게 되어 청소년 교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게 되었죠. 그러던 중 면사무소 직원이 다문화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어떠하겠냐는 권유를 받고 너무 기뻤어요. 그리고 선생님들의 여유 있는 시간을 이용해 다문화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죠."

최 교무는 법성지역 다문화가족의 실태를 파악하고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면서 교당에서 다문화가족센터를 운영하게 되었다. 다문화여성들을 위한 한글교실과 다문화가족들의 삶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상담과 방문 서비스 등으로 교당 자체적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이해 없이 프로그램을 이끈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 최성원 교무가 다문화여성들에게 뜨게질을 가르치고 있다.
최 교무는 "처음이라서 의욕만 앞서다 보니 서로 적응이 안 돼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그뿐 아니라 여러 가지의 어려움이 많이 따랐습니다"라며 당시의 과정을 회고했다.

법성교당은 2007년도부터 전남공동모금회와 포스코의 다문화사업 지정기탁사업에 선정되면서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로 정서지원과 물품제공 등이 이어졌고, 다문화가족들에게 신뢰가 쌓이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했다. 이어 2008년에는 주)한수원 영광원자력본부의 지원 사업으로 '다문화쉼터'를 운영해 다문화관련 프로그램 개발 운영과 지원사업 활성화로 전문화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써 다문화여성들에게는 한국어 교육, 상담, 문화 활동을 통한 안정적 정착과 질 좋은 프로그램으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와 사회복지시설 운영하는 일을 돌보다가 출가를 결심한 김보연 교도는 "평소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나고 그랬는데 교무님을 만나 교당에서 이런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게 됐고,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부를 더 하고 싶습니다"며 포부를 밝혔다. 최 교무는 교당에서 어린이법회 뿐 아니라 부교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김 교도의 자랑을 늘어놓는다.

현장에서 간호를 담당하면서 다문화 여성들과 함께하는 일을 하게 된 최은덕 교도는 "다문화 여성들이 힘들 때나 괴로울 때 함께해 힘을 주고 위로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그들이 믿고 따라주기 때문에 일하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19세에 시집온 응우엔티낌파 씨(법성면 대덕리)는 "다문화센터에서 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 종이접기와 음식 만드는 법이 제일 재미있고 친정집 같아요. 처음엔 한국어 배우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요즘은 교무님께서 아이돌보미를 해보라고 하셔서 하고 있는데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주에서 열린 '우리말 대회' 예선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가족들은 "원불교가 며느리에게 좋은걸 많이 가르쳐 준다"며 시어머니가 고춧가루도 보내주는 등 다문화센터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원불교가 삶의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습들이 그들로 하여금 마음의 문을 열게 했고 이제는 법회에 참석도 한다. 또한 그들의 가정에서도 원불교에 공부하러 간다면 두말하지 않을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

"교당에서 다문화교화를 하게 되어 활기가 넘쳐 좋다"는 최연진 교도부회장. 그래서 교당은 일주일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 정혜정 교도(오른쪽)의 지도로 진행된 요리체험시간.
최광현 교도회장도 "어려운 교당에 교무님께서 오셔서 활기가 넘치고 있습니다. 원기100년을 앞두고 전 교도가 공부심으로 자신성업을 준비하고, 교화가 더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다문화여성들이 교당을 친정이라고 여길 수 있도록 교무님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최 교무는 "앞으로 다문화가족의 영아 아이들을 위한 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싶어요. 어린아이가 엄마 품에서 옹아리할 때부터 언어를 익히는데 엄마가 두 가지 언어를 하게 되면 아이가 혼란스러워 하기 때문에 말이 늦거나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엄마와 함께하는 보육센터를 하고 싶습니다"라며 소망을 말했다.

이렇게 법성교당에서는 다문화여성들이 어느 때든지 찾아와 교도들과 함께 공부하고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쉼터가 되고 있고 지역사회에서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새로운 모습의 농촌교화 모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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