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와 미애는 나이도 같고 공부도 일 이등을 다투며 그림자처럼 꼭 같이 붙어 다니는 아주 친한 사이였습니다.
운동장에서 재미있게 공놀이를 하고 있는데 땡 땡 땡-종이 울렸습니다. 교실에 들어와 앉자 선생님께서 「오늘은 이만 공부 끝났어요」

야-」

「아이 좋아」아이들은 좋아라 박수를 쳤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바쁘신 어머님을 도와 드려야 해요 알겠어요?」

「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 반장의 호령으로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아이들은 서로 추석 이야기를 하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경희와 미애도 책상을 정리해 놓고 같이 교문을 나섰습니다.

「미애야 난 아빠께서 추석 옷을 예쁜 것이랑 구두랑 양말이랑 사주셨어! 넌?」

「난… 응… 아니 못 샀어」

「어쩌나! 미애야 내가 괜히 너에게 그런 얘길 했구나 미안해」              

「아니야 괜찮아」

경희네 아버지는 아주 큰 회사의 사장이고 미애는 6ㆍ25때 아버지께서 전사 하셨기 때문에 엄마께서 사과장수를 해서 겨우 살아가는 아주 가난한 집이었습니다.

미애와 경희는 얘기를 하며 어느덧 갈림길에까지 왔습니다.

「미애야 잘가」

「응 경희 잘가」

「내일 우리 집에 놀러와 응?」

「그래 갈게」
미애는 오른쪽으로 경희는 왼쪽으로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빠만 살아 계셨으면 경희처럼 예쁜 옷이랑 구두도 사 주실텐데 그리고 엄마께서도 사과장수하지 않으셔도 될텐데……」 이렇게 생각하니 미애는 금새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미애는「어머니 혼자 힘으로 나를 학교에 보내 주시고 집안 살림도 하시느라 애쓰시는데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릴테야」이렇게 결심을 하고 나니 추석 옷은 없어도 기뻤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언제든지 늦게 오시니까 빨리 청소해 놓고 숙제도 하고 저녁도 지어 놓아야지>하고 미애는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한편 경희는 집으로 오면서 <괜히 미애에게 옷 자랑을 했어 미애가 얼마나 슬펐을까 어떻게 미애를 위로 할 수 없을까>이렇게 생각하며 집에 돌아와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옳지 저금통을 깨자. 아빠께서 심부름 값으로 주신 것을 저금한 돈이 많을꺼야. 이렇게 생각하고 책상 위의 저금통에서 돈을 꺼냈습니다. 그러나 미애의 옷을 사기엔 너무도 적은 돈이었습니다. 경희는 그만 울상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빠에게 얘기해 보자> 이렇게 생각하고 경희는 아빠의 회사로 찾아갔습니다. 「

아빠 안녕하세요」
「아이구 우리 꼬마 공주님이 웬일이지? 아빠 회사엘 다 오구」

「아빠 부탁이 있어요」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주지 그래 뭔데?」

「제 친구 미애 아시죠?」

「그래 알고 말고」

「그런데 미애 아빠께서 6ㆍ25때 전사하시고 엄마가 사과장수를 하여 아주 가난하게 살아요. 그래서 추석 옷을 못샀거든요. 그것도 모르고 제가 옷 자랑을 했어요. 미애에게 미안했어요. 미애를 도와주고 싶어서 저금통을 깼는데 돈이 모자라서요. 아빠에게 미애 옷 사 달라고 얘기하러 왔어요. 아빠! 미애랑 꼭 같이 입고 학교에 가고 싶어요 미애 옷 사 주시죠. 네?」

「알았다. 이제 보니 우리 경희가 아주 착하구나 가난한 사람을 도울 줄 알고 친구를 그토록 생각하니 암 그래야지 서로 도우면서 살아야지」이렇게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며 아주 대견스럽게 생각했어요.

「사주지 아주 너와 꼭 같은 것으로 사주지」 

「아이 좋아 우리 아빠가 제일이야!」  경희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아빠에게 매달렸습니다.

아빠랑 같이 가서 경희 것과 꼭 같은 옷을 샀습니다.

「아빠 지금 미애에게 가져다주고 싶어요. 미애가 아주 좋아 할꺼예요.」

「원 자식구 기특하긴 그래라」

경희는 아빠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미애에게 줄 옷을 가슴에 앉고 뛰었습니다. 미애가 웃으며 기뻐할 것을 생각하니 경희도 기뻤습니다. 경희가 뛰어가는 길섶에 코스모스가 하얗게 피어 바람에 고개를 기웃거리며 웃었습니다. 경희와 미애의 우정을 축복하는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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