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의 꿈 가득한 진해, 생생약동 교당 만들기

남도의 가을은 진해교당에서 비롯되는가 보다. 일요법회를 위해 환하게 불을 켠 법당은 가을낙엽과 열매들로 풍성한 불단을 꾸몄다. 사계절의 풍경을 법당 안에서도 만끽할 수 있도록 늘 생동감 있게 연출하는 심홍진 교무는 "불단을 한지와 각종 소품을 활용해서 가을 풍경을 연출했다"고 말한다. 불단위에 놓인 열매와 낙엽만큼 올 한해 교화결실이 튼실한 진해교당.

청운회 활동은 교당의 활력
11일 일요법회는 원불교100년성업 대정진기도와 비전수립 발표로 진행됐다.

교당 청운회장 장제광 교도는 "매월 10일 봉공회와 함께 교당에 와서 기도를 올리고, 평일에는 저녁8시 전 교도가 가정에서 올리고 일요일에는 법회 때 함께 기도를 올린다"고 말했다.

교도들이 이렇게 4년을 꾸준히 기도를 올리니 청운회원들간에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저절로 생겼다. 또 부부청운회원 11가정이 우의도 돈독해져 한 형제가 된듯하다는 것이다. 결국 교도 대부분이 청운회원이면서 봉공회원이기도 하니 일심합력하는 데에는 제일이다.

장 청운회장은 "기도를 쉬지 않고 하니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과거에 섭섭했던 인연들도 오해가 풀려 좋은 인연이 되어졌다"고 말했다.

교당 청운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하는 청운회 행사는 진해에 있는 장복산과 안민산에 법문달기 캠페인이다. 진해시의 허가를 받아 7년째 진행하고 있는 이 행사는 1회에 50여 개씩 법문을 단다. 처음에는 코팅을 하여 나무에 법문을 매달았다. 하지만 코팅은 비바람이 치면 물이 들어가 오래 가지 못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청운회 부회장인 백용철 교도는 법문판을 제작했다.

백 교도는 "회사에서 사용한 광고판을 보고 우리도 법문판을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다소 단가가 높은 법문판을 제작하여 사다리를 들고 산에 올라가 조금 높은 곳에 품위 있게 달고 있다. 백 교도는 "그렇게 하고나니 법문판이 확실히 오래가고 잘 보이고 보수작업도 덜 하게 돼 다른 코스를 개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한다.

등산로 법문달기에 재미난 청운회원들은 영산성지 삼밭재 성지순례 시에도 법문달기를 시행할 정도로 열의를 가지고 진행 중이다.

▲ 청운회원들이 안민산을 등반하며 법문을 나무에 걸고있다.


청운회나 봉공회는 교단100주년 기금마련을 위해 군항제 기간에는 교당을 개방하여 먹거리 장터를 진행한다. 또 지난해에는 군항제 기간에 교도들이 제작한 창작등을 가지고 시가행진을 하기도 했다. 일원상등, 사은등, 교전등, 교리도등….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교리를 연마하여 만든 등을 들고 진해시를 밝히는 교도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이때 인근 교당 교도들도 합력해 주기도 한다. 이렇듯 하나 둘 교도들의 지역사회 활동이 확대되어 가자 진해시에서도 원불교의 활동을 알아주고 인정 해 줘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늘리자·넓히자·올리자 비전수립
진해교당의 원기100년 비전목표는 법회출석 150명, 법당100평 넓히기, 전교도 법위 2단계 향상이다.

이번 법회 때는 비전구호를 신나게 외쳤다. '늘리자 일오공, 넓히자 일공공, 올리자 이단계' 처음 외쳐보는 비전구호인데도 호흡이 딱딱 들어맞는다. 너무 놀라 교도들 스스로 박수를 치는 풍경이란…. '이제는 목표가 생겼으니 열심히 하면 된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정말 그렇다. 교도들은 교무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일을 실천하는 민첩함을 가졌다. 그래서 일요법회 후에는 교도 중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한자, 영어, 독서교실이 열리고 있다. 종이접기와 민요배우기도 진행 중이다.

지금은 원어민 영어강사를 초빙해 청소년 영어교육초점을 추진 해 갈 계획이다. 이는 하늘사람들이 뛰어노는 교당을 만들자는 비전이기도 하다.

신명중 교도부회장은 "우리 교무님이 진해교당에 부임한 후 9년 동안 싹트고 자라도록 공들이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튼실하게 키워서 열매가 알차게 영글어 가도록 거름을 주는 시기이다. 1년 정도 비전을 잘 가꾸면 이제는 교도들 스스로 교당을 풍성하게 꾸려 갈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 같다"고 말한다.

아직도 1~2년은 심 교무의 힘이 절실히 필요함을 내비친다.

주는 교화가 우선

진해교당은 전 교도가 주인이 되다 보니 주무, 순교가 따로 없을 정도다. 전교도가 교당 요인이고, 간부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언제든지 필요하여 찾으면 무조건 "예"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교당에 달려와 스스로 역할을 찾아 교당 일을 돕는다.

남혜덕 교도회장은 "전 교도가 임원으로 각자의 역할을 하다 보니 교당엔 비밀이 없다"며 "회의를 통해 교당 운영은 전체가 공유하고, 부족한 점은 서로 동참하여 우리 교도들과 교당 형편에 맞게 행복하게 운영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교도가 주인임을 강조하기라도 하듯 손자은 봉공회장은 "교당 밥솥에는 밥이 안 떨어진다"며 "교도들이 자기 집 드나들듯 수시로 교당에 온다"고. 이번 추석 때도 고향에 못 간 교도 3가정이 교당에 와서 명절을 함께 보냈다.

심 교무는 "교당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이 교화의 최우선 작업인 듯하다"며 "교도들이 교당에 오면 맨 손으로 안 보내고 무엇이라도 꼭 들려서 보낸다"고 말한다.

이제 진해교당은 교당 앞에 진해시 청소년문화관이 설립되면 청소년교화 최적지가 된다. 또한 교당비전에도 한층 활기를 띄게 된다. 특히나 해군 군교화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 중이다.

남 교도회장은 "비전을 수립하고 나니 '우리가 왜 그동안 못했는가' 많이 반성했다"며 "교무님의 지도아래 분과장들과 더불어 열심히 해서 법회 출석을 달성하고, 법당을 넓혀서 대각도인을 무수히 배출하는 교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도들의 각오에 진해 앞바다가 요동을 친다. 매년 봄이면 만개하는 벚꽃처럼 원기100년의 진해교당에도 일원화가 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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