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님께서 한 깨달음을 얻으신 후 다가오는 인류 역사를 내다보시고 새로운 도덕회상을 마련하기 위하여 맨 처음으로 여덟분의 제자를 고르시고 다시 한 분의 제자를 만나기 위하여 멀리 여행을 하셨습니다. 참으로 이 法種子를 능히 가꾸어 내어 사바에 고루 그 열매를 배분할 수 있는 「제자의 만남」이란 숙명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업을 이루어 내기 위하여는 탁월한 「경영 방식」이 아니고서는 달성 할 수 없는 것을 아시고 敎化團法, 日課表, 工夫界와 事業界의 竝行一致等 물샐틈없는 운용의 妙를 다하여 주셨습니다.


원불교 교화가 열린지 반백년에 수 없는 선ㆍ후진이 넘나들고 때에 따라 제도의 變革이 실현되어 왔습니다. 제자로 이어온 면면한 줄기, 교화방편으로 뻗어 가는 무궁한 조화, 결국 인간과 조직의 문제로 요약되고 있습니다.


「만남」과 「약속」은 인간 세계의 상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화의 時空性은 인간과 조직으로, 만남과 약속으로, 제자의 제도로 根幹을 이루어 내고 있습니다.


만약에 한 직장, 한 기관에서 제자의 양성이 묵어가고 한 세대가 다음 세대의 마련이 없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마치 「리레이」경주에서 바톤을 전달하지 못하고 땅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生子女가 없이 양자를 세우거나 자식을 불신하여 손자를 어여삐 여기는 일도 바랄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만남과 약속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가라, 가서 내 뜻을 땅 끝까지 전하라」하신 先聖의 말씀은 곧 언제나 어디에서나 적용되는 일입니다. 가서 전하되 봄이면 봄에 할 일과 봄의 옷을, 여름이면 여름에 할 일과 여름의 옷을, 가을이면 가을에 할 일과 가을의 옷을, 겨울이면 겨울에 할 일과 겨울의 옷을 입고 「농사 짓는 이를 만나면 농사짓는 방식을, 장사하는 사람을 만나면 장사하는 방식을, 엔지니어를 만나면 엔지니어의 기술을, 도시에 가면 또 도시의 방식을 따라」말하고 실천하고 융화되어 갈 때에 한 가지 옷을 굳이 입고 한 가지 방식을 끝까지 고집할 수 없는 제도가 당면하는 또 하나의 숙명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심도정 (원광대학 학생과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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