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해설⑤  동정일여
일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동정간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끊임없이 수행하여 동정 없는 자리에서 능히 동과 정을 통하여 산 힘을 기르고 활동하는 대도를 밝힌 표어입니다. 「과거 도가에서 공부하는 것을 보면 정할 때 공부에만 편중하여 일을 하자면 공부를 못하고 공부를 하자면 일을 못한다하여 부모처자를 이별하고 산중에 가서 일생을 지내며 혹은 비가 와서 마당의 곡식이 떠내려가도 모르고 독서만 하였다니」(수행품 3장) 어찌 세상을 이롭게 하고 창생을 건지는 큰 길이 되겠습니까. 이와 반대로 세속사람들은 대개가 일이 있으면 오욕을 취하기 위하여 헤매이다가 길이 없으면 사심잡념과 주색낭유로써 일생을 허비하였으니 또한 인생의 밝은 길과 참된 행복이 있을 수 없읍니다. 무릇 우주에는 음과 양의 두 기운이 서로 바탕하고 서로 도와 운행함으로써 만물이 생성의 은혜를 입고 살며 인간에는 동과 정 두 때가 서로 바탕이 되고 도움으로써만 큰 힘과 큰공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낮과 밤의 이치와 같아 밤에 잠을 잘자야 낮에 일을 잘할 수 있으며, 낮에 일을 잘해야 밤에 안심하고 편안히 잠들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더욱이 사람은 동물로서 하루를 통하여 놓고 잠자는 시간외에는 거의 활동하는 시간이요 현대와 같이 생존경쟁이 극심한 때에 정할 때 공부만은 할 수도 없거니와 하였다할지라도 마치 그늘에서 자란 버섯과 같이 곧 시들고 말 것입니다.
예로부터 큰 도와 큰 일에 뜻을 둔 사람으로서 동정간에 간단없는 공부심과 준비생활을 아니한 사람이 없었으니 우리는 일과 공부를 둘로 보거나 일 있을 때는 일에 끌려 방황하고 일 없을 때에는 허망한 생각에 빠져 일생을 헛되이 지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동정일여란 일 있을 때나 없을 때를 오직 간단없이 공부심으로 계속하여 안으로 텅 빈 마음에 바탕하고 밖으로 천만경계에 끌리고 물듦이 없는 마음으로 일을 해 나가는 것이요. 또한 일  없을 때에는 염불 좌선 기도 경전 연마 등으로 일심과 지혜의 힘을 길러 일 있을때의 준비를 하고 일 있을 때에는 먼저 대의를 세우고 온전한 생각으로 잘 취하하여 그 일을 그르치지 않으며 일 없을때의 심경을 갖는 것입니다. 또한 동정과 주착이 없는 각자의 자성을 체득하여 동정간에 한결같고 걸림 없는 마음을 길드려 나가면 날을 기약하고 큰공을 이룰 것이니, 이 동정일여의 법이라야만 어디서든지 누구나 큰 힘을 얻어 실생활을 빛낼 수 있는 산법이 될 것입니다. <교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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