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그 한자의 뜻에 표시함과 같이 인간의 생활에 있어서 보다 근본적이며 숭고한 교육이라는 뜻으로 생각한다.
사람은 교육에 의하여 지능이 개발되고 생활이 향상되는 것이나 그러나 사람에게 주어진 노병사의 고뇌, 또는 육체적 생의 충동에 의한 범죄는 인간의 지능으로도 어찌할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사람은 절대적으로 완전한 지능을 가진 신의 구원을 얻으려는 감정에서 기독교 회교와 같이 사람과 신과의 결합을 얻으려는 타력신앙이 생기고 불교 유교와 같이 사람의 본질적 자성을 개발하려는 자력신앙이 있게 되었다.
종교는 神界의 귀의나 자성의 개현이 다같이 사람이 현실세계의 고뇌와 죄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종교는 믿음(신앙)이라고 통칭한다.
그러나 믿음만이 종교의 전부가 아니다. 종교는 사람이 초인적인 신비경에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의 힘이 필요하지만 또한 신비경의 참된 모습을 보고 깨달아 찾아갈 수 있는 슬기(智)가 필요한 것이다.
신계에 귀의하려는 타력종교는 믿음을 주로 하고, 지성을 개현하는 자력종교는 깨달음을 주로 하지만 종교는 믿음(行)과 깨달음(覺)이 합치되는 곳에 참된 길(道)이 있는 것이다.
종교는 지혜와 능력과 진리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깨달음과 믿음과 참된 이치가 갖추어져야 한다. 깨달음이 없는 믿음이나 믿음이 없는 깨달음은 다 같이 참된 길에 도달할 수 없다. 동시에 진리가 깃들지 않은 믿음과 깨달음은 이것이 곧 맹신이며 착각이다. 이 맹신과 착각을 일러 미신 또는 유사종교라 하는 것이다.
종교는 죄고(罪苦)에 쌓은 현실세계를 초탈하여 진과 선과 미만이 깃든 행복한 이상세계에로 나아가는 교육활동이다.
이 이상세계는 곧 인간과 신성이 결합될 수 있는 세계이다. 인간과 신성이 결합될 수 있는 세계는 곧 인간의 육체와 영혼이 화합되는 세계이다.
따라서 종교는 인간을 저주하고 육체를 무시하며 현실과 격리할 수 없는 것이다.
종교는 인간이 스스로의 무지무능을 느끼는 자기 안에서 전지전능한 신의 말씀을 듣고 광명을 볼 수 있는 인격을 갖추며 또한 스스로의 죄고를 느끼는 자신에서 사악을 멀리하는 도덕을 연마하며 불안한 현실사회로 하여금 안락한 이상사회를 만드는 산 종교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종교는 개인의 구원을 위한 종교가 아니면 인류생활에서 형성된 문화를 등지고 독립하여 있는 것이 아니다. 종교는 모든 인류를 구제할 수 있고 또한 인류와 더불어 공락(共樂)할 수 있는, 그리고 모든 문화의 밑바닥에 가장 본원적이며 고귀한 교육활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북대교수·신흥종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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