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원불교 교전 159쪽>

2. 동정을 통해서 연구력 얻는 방법
① 인간만사를 작용할 때에 그 일 그 일에 알음알이를 얻도록 힘쓸 것이요.
우리에게는 知도 필요하지만 慧가 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이 연구력은 혜력을 의미한 것입니다. 우리는 매사를 할 때에 그대로 넘기지 말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드려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그 일을 대할 때면 미리 연구해서 알음알이를 얻는데 유의할 때 知는 물론 말할 것도 없지마는 지혜력이 얻어집니다. 거기에 총 역량을 기울여서 용의주도하게 관찰 정리하는데 힘써야 합니다. 그러면 일도 실수가 없이 잘 될 것이며 연구력 즉 혜력이 차차 커나가게 됩니다.
유교에 격물치지(格物致知) 즉 한 가지 한 가지 궁리해 가면 활연관통 할 때가 온다고 하는데 한 가지 한 가지에 합력을 해서 유의하여 해나가면 혜력을 얻게 된다는 말과 통하는 의미인가 합니다.
② 스승이나 동지로 더불어 의견교환하기를 힘쓸 것이요.
자기 혼자서 만사를 다 연구하려고 하면 그 힘과 수고가 말할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연구해서 알고 아는 사실을 듣고 보면 쉽게 자기의 것이 되어 버립니다. 속담에 3인이 모이면 문주의 지혜가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의견교환 하는 데서만이 혜력은 얻어집니다.
③ 보고 듣고 생각하는 중에 의심나는 곳이 생기면 연구하는 순서를 따라 그 의심을 해결하도록 힘쓸 것이요.
大疑之下有大悟라 큰 의심이 있는 데서 큰 깨달음이 있다는 말과 같이 의심이 있는 데서 알고 나야 참으로 자기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치 상으로 아는 것과 심의상으로 요달하는 것이 다른데 깬다는 것을 요달 한 것을 이름합니다.
알지 못하는 것은 의심해서 순서 있게 그 의심을 해결하도록 유념해서 계속 노력해나간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며 연구력은 얻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천만사리를 차차 연구해서 도덕적인 문제나 우주와 인생의 모든 사리를 알아 가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사리에 어두워서는 큰복을 짓지 못하고 일을 잘못 처리하면 죄를 짓게 될 것이니 혜력을 얻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④ 우리의 경전 연습하기를 힘쓸 것이요.
세상에는 천만학설이 있으나 우리는 원불교에서 가르치는 법대로 해보자고 입교한 사람들이니 먼저 우리의 지침서인 원불교 경전에 통달하도록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양력과 연구력과 취사력을 얻는 여러 가지 방법, 일상생활의 요법, 천만경전의 요지, 현대에 알맞은 모든 교리제도가 몸에 배이도록 되어야 합니다. 헛된 학설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간단한 방법으로 우주의 원리와 인간의 생활법과 사회생활의 방법이 적혀있는 교전을 봄으로써 새로운 정신활동이 전개될 것이며 참다운 혜력이 얻어질 것입니다.
⑤ 우리의 경전을 마친 뒤에는 과거 모든 도학자의 경전을 참고하여 지견을 넓힐 것이니라.
우리가 책을 본다는 것은 남이 애써서 일평생 해놓은 것을 일시에 알게 되니 그런 편리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거기에다 새로운 것을 첨가하도록 되어야 합니다. 책만 외우려고 할 것이 아니라 책에 집착하지 말고 그 뜻을 취하도록 하면 혜는 밝아질 것입니다. 한 기지 주의할 것은 博聞讀記입니다.
위산선사가 제자 향엄선사에게 경문이나 주해에서 얻은 것 외에 영아(?兒)의 심경에 돌아가서 일구(一句)를 말해보라고 하니 향엄이 여러 가지로 말을 했으나 허락하지 안했습니다. 그 후 향엄이 서책을 불사르고 초암에서 수행하는데 도로소제를 하다가 돌이 비에 맞는 소리를 듣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박문독기가 오히려 도를 얻는 데는 방해가 되는 것이니 책을 떠나서 뜻을 취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책을 볼 때 연구력을 주체 삼아서 할 것이며 분별지만 늘어감을 삼가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미리 늘 단련하여 연구력을 얻으면 마치 예리한 칼이 모든 물체를 잘 베이듯이 인간의 시비이해 우주의 모든 이체에 대해서 대하는 대로 바른 관찰과 바른 판단이 이루어져서 어떠한 일이든지 성공할 것이며 복될 일만 자꾸 할 것이니 복혜 양족이 될 것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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