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영산선원에 왔을 때는 확고한 신심이나 특별한 서원을 세우고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피상적으로 원불교를 알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선생님들의 알뜰한 가르침으로 우리 회상이 어떤 회상이며, 앞으로 세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이 법은 능히 참 공부를 할 수 있고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되면서부터 내 마음엔 참다운 신앙의 자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따라서 초창기 대종사님을 모신 구인 선진님들의 그 거룩하신 창립정신을 말씀으로 배우고, 눈으로 직접 옛 모습을 바라보며, 몸으로 실천해 보려고 생활하는 가운데, 그 님들의 정신이 나의 마음속 깊이 스며 들어옴을 느끼게 되었다.
구수산의 산자락을 타고 와 우뚝 멈춘 옥녀봉 아래에 포근히 자리 잡고 있는 대종사님의 성탄지, 일원의 광명이 온 누리에 우렁차게 울려 퍼진 노루목 대각터, 우리 회상의 첫 살림을 펴기 위하여 맨 먼저 지었던 구간도실터를 참배하여 두 손을 모으노라면 대종사님의 성령과 구인선진님들의 하늘에 사무쳤던 대신성의 숭고한 정신이 굽어살피는 듯한 엄숙함과, 경건한 마음으로 순화되어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상생활 하나 하나가 온통 창립정신에 바탕한 대신성 대공심 공부심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초창 당시의 대종사님을 모시고 법의 훈증을 받아가며 생활하던 옛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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