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귀가 둘이고 입이 하나인 까닭을 한 번 생각해보자. 아마 남의 충고는 많이 받아들이고, 말은 잘 가려서 해야한다는 뜻 일게다.
그렇지만 인간은 남을 헐뜯기 좋아하고 충언은 받기가 어려운 것을 어찌하랴. 그러기에 대종사님께서 바른 말 한다는 것도 어렵지만 남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도 또한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고 말씀하셨는지도 모르겠다.
눈앞의 조그마한 이익에 사로잡히지 않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으며, 끝까지 소신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당한 충고일 때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잘못을 고쳐간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인간은 각자의 주관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할 때, 서로 견해와 주장이 달라서 시시비비를 논하게 된다.
어떤 일을 앞에 놓고 자기의 소신을 떳떳이 밝히며 열띤 논쟁을 전개하는 것은 보다 건설적이고 발전적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일단 결정된 일에는 최대한의 협조를 해야 하고 공식석상에서의 논쟁이 개인감정으로까지 발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모래알도 뭉치면 큰 바위가 되고, 튼튼한 제방도 개미 한 마리가 뚫기 시작하면 결국 무너져버리고 만다. 화합과 단결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는 백번을 다짐해도 좋은 일이다.
대종사님께서 우리 교단을 창립한 이래, 우리 모든 법동지와 선후진은 화합과 단결의 힘을 백분 발휘해 왔다.
선진들을 감사하고 공경하는 후진들의 마음. 후진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진들의 마음이 한테 뭉쳐 반세기를 흘러온 그 정신이, 이제 반백년 결실성업을 앞두고 차원을 높이 새롭게 응결되어야 할 것이다.
선진을 챙기고 받들고 감사하는 후진들의 마음과, 후진을 위하여 밑거름이 되는 것을 대우받는 것보다 더 큰 기쁨으로 생각하는 선진의 마음이 어울릴 때 선ㆍ후진들은 한마음 한뜻이 되고 우리 교단은 무궁한 발전을 약속하게 될 것이다.
구안복<사업부근무>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