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기 이름으로 열매를 맺는다
감추어진 것을 더 깊고 오래 감춰두자

 「달마께서는 “응용무념을 덕이라 한다”하셨고 노자께서는 “상덕은 덕이라는 상이 없다”하셨으니 공부하는 사람이 이 도리를 알고 이 마음을 응용하여야 은혜가 영원한 은혜가 도고 복이 영원한 복이 되어 천지로 더불어 그 덕을 합하게 될 것이니 그대는 그 상 없는 덕과 변함 없는 복을 짓기에 더욱 꾸준히 힘쓸지어다.」(인도품 17장)

 부처님께서는 녹야원에서 오백 명의 비구니와 함께 계실 때의 일이었습니다. 비구 중에는 바다를 무척 좋아하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때 부처님이 그 젊은이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는 바닷속에 무엇이 있기에 바다를 좋아하는가.」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부처님! 바다 속에는 여덟 가지나 되는 신비로운 것이 있기에 좋아합니다.」
 「여덟 가지라면 무엇 무엇인가?」
 젊은이가 목소리를 가다듬어 대답했습니다.
 「바다는 매우 깊고 넓으며 바다에는 신비로운 덕이 있습니다. 네 개의 큰 강이 다섯 개의 작은 강을 합하여 바다로 들어가면 본래의 이름을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바다는 한결같습니다. 조수의 이동이 한결같습니다. 바다에는 여러 중생이 살며 어떠한 것을 받아 들여도 비좁지 않습니다. 또한 바다에는 진귀한 보석이 많이 있습니다. 금모래와 네 가지의 보배로 된 수미산도 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 여래의 법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비구는 그 안에서 무엇을 즐기고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에게도 여덟 가지의 법이 있어 비구들이 그 안에서 즐기고 있노라.
 첫째로 나의 법안에서는 계율이 갖추어져 있도다. 그것은 바다처럼 매우 깊고 넓으니라.
 둘째로 세상에는 네 개의 계급이 있지만 나의 법안에서 도를 배우게 되면 네 가지의 계급을 떠나 모두 사문이 되며 이는 마치 네 개의 큰 강이 바다에 들어가 한 가지 맛을 가지게 되어 그 전의 이름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셋째는 정해진 계율에 따라 차례를 어기지 않음이다.
 넷째는 나의 법이 결국 똑같이 한 맛이라는 점이다.
 그 다음은 나의 법안에는 미묘함이 가득 찼도다. 바다에 많은 중생들이 있듯 많은 비구들이 나의 법안에서 보고 즐기고 있느니라.
 나의 법안에는 온갖 중생들이 법을 떠나서 머리를 깎고 법복을 입듯이 더함도 덜함도 있을 수 가 없느니라.
 큰 바다 밑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듯이 나의 법안에도 삼매가 있느니라. 그렇기에 비구4들이 이를 알고서 즐거워하느니라.」(증일아함경 팔난품)
 모든 나무는 각각 자기 이름의 열매를 맺습니다. 우리들도 각자 자기가 지은 크고 작은 업인에 따라 자기 이름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을 하늘, 가을의 햇살 아래 빛 좋고 알 굵은 좋은 열매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자기 안에 감추어진 것을 드러내기에 바쁘지 말고 더 곱고 아름답게 감추어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큰 덕을 기르는 지름길입니다.
<교무ㆍ서울서부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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