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다 보면 심한 풍랑을 만날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은 웬만한 파도에도 견디지만, 또 어떤 사람은 조그마한 파도에도 배 멀미를 하기고 한다.
 배와 파도, 인생을 배에 비유한다면 현실 세계를 파도라 할 수 있다. 넓은 바다에 언제 큰 파도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다. 풍랑을 만나지 않고 넓은 바다를 건너갈 수 없는 것이다. 험한 세상의 온갖 경계를 만나서 칠전팔기의 끈질긴 노력으로 끝내 성공하는 인생도 있고, 경계를 극복하지 못해 좌절하거나 실패하는 인생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인내와 노력이 부족한 것을 반성하려 하지 않고 경계가 어렵고 세상이 험악하다고 원망하기를 잘 한다.
 조그마한 나룻배는 크지 않는 파도를 만나도 흔들리고, 심한 파도를 만나면 뒤집히거나 부서지고 만다. 그러나 큰배는 웬만큼 큰 파도를 만나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지구 위의 어떠한 바다, 어떠한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큰배를 탄 사람은 오대양 육대주를 마음대로 떠다닐 수 있다.
 바다에서 난파당한 사람은 파도를 원망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타고 있던 배가 얼마나 크고 튼튼했던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험악한 세상을 살면서 세상 탓을 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적인 인생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경계를 탓하고 세상을 원망할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이라는 배를 얼마나 크고 튼튼하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넓은 바다의 풍랑보다 더 심한 것이 현실세상이다. 세상이 아무리 험하다 할지라도 이를 능히 헤쳐나갈 큰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수십만톤 짜리의 큰배는 어떠한 파도에도 난파당하지 않고 떠다닐 수 있다. 인간의 인격, 인간의 능력은 수백만톤 짜리의 초대형 배도 될 수 있다. 어떠한 경계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어떠한 고통도 능히 참을 수 있으며, 우주를 품안에 안고 시방세계를 손바닥 위의 구슬 보듯 할 수 있는 인격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현실세계는 결코 험한 세상이 아니라 평화의 동산일 뿐이다.
<남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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