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수행의 경지는
모든 속박으로부터 해탈하는 것

불법활용은 정각정행 지은보은에 이어 사대강령의 셋째 강령입니다.
「불법활용은 재래와 같이 불제자로서 불법에 끌려 세상일을 못할 것이 아니라 불제자가 됨으로써 세상일을 더 잘 하자는 것이니, 다시 말하면 불제자가 됨으로써 세상에 무용한 사람이 될 것이 아니라 그 불법을 활용함으로써 개인, 가정, 사회, 국가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보다 완벽한 종교적 조건을 갖춘 종교일수록 그 창교이념은 매우 이타적이었고 민중생활의 횃불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순수이념이 역사와 함께 차츰 희미해가고, 오히려 있어서는 아니 될 문제들이 대두됨에 따라 이타적 신앙행위가 이기적으로 전락하였던 것입니다. 꾸겨진 돈 몇 푼을 연보로나 불단에 바치고는 큰아들 작은아들 모두 모두 운수대통하고 무병장수의 은총을 빌거나 왕생극락하고 주님곁에 가기를 비는 것이 고작 신앙행위요 불법활용 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종교를 통한 신자의 생활의 개선이 아니라 신자의 생활이 종교에 속박 받는 독선기신의 신앙활동이었습니다. 고자세로 사회를 재려다 보기는 하나 사회적 윤리적 인간으로서의 책임감이나 의무감이 없이 오직 각자의 종교적 울안에 갇히고 보면 불법활용이 아니라 종교의 속박이요 불법의 매장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보다 차원 높은 수행경지는 모든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이나 해탈이 되어 한 법에도 묶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유자재하는 활용이 나타나고, 소아를 벗어나 대아를 위한 신념이나 행동으로 귀착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기주의로의 전락이나 종교의 속박은 사회적으로나 종교인 스스로를 위해서 크게 불행한 일이며, 종교 본연의 임무에 상반된 것으로서 이것은 분명 종교 폐업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제자가 됨으로써 무능 무용한 사람이 될 것이 아니라 종교가에서만이 풍부한 진리적 도덕적인 모든 법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세상일을 효과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고, 충실한 삶을 영위함으로써 불법을 생활인의 것, 시대의 것, 전체 인류의 것으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운봉지부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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