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15: 전생에 지은 바가 없는 사람은 현생에서 복을 받을 수 없다면 원불교를 믿어도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까?

대답: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복의 밭을 가꾸지 않고 복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이나 현생에 복을 받기 위해서 꼭 전생에 복을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씨를 뿌리면 뿌린 대로 추수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나 추수하는 시기는 각기 다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뿌리자 말자 수확을 거두는 콩나물과 같은 씨앗도 있고 씨앗을 뿌린 다음 일년은 되어야 추수를 하는 보리 같은 씨앗도 있고 인삼과 같이 5년 이상 지나야 수확을 하는 씨앗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생에 복을 지으면 현생에 복을 받는 순현업도 있고 현생에 복을 지으면 다음 생에나 복을 받는 순생업도 있고 몇 생애 후에나 복을 받는 순후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원불교의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달아서 전생에 복을 짓지 못한 것은 별수 없다고 해도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교훈과 같이 지금부터라도 복전을 가꾸면 현생에서 순현업은 받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법신불의 진리를 깨치게 되면 미래에 대한 예지력이 생깁니다. 그에 따라서 다가올 불행이나 행운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진리는 항상 예고를 통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징후를 보여 줍니다. 그런데 인간의 오만이 이러한 징후를 놓치기 때문에 사고를 당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원불교적인 명상과 좌선 훈련을 통해서 진리의 예고를 감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동물들은 제6감을 갖고 있어 재앙이 언제 일어날지 알고 있다고 합니다. '방울뱀은 1000분의 1도의 온도변화도 느낀다' '바퀴벌레는 원자 크기의 진동도 감지한다'…. 동물의 초(超)감각에 대한 연구 보고는 많습니다. 1902년 카리브해 마르티니크 섬에서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화산 분출물과 유독 가스가 8㎞ 떨어진 생피에르시(市)를 30초 만에 덮쳐 3만여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는 고양이 한 마리밖에 없었습니다. 조사해봤더니 짐승들은 한 달 전부터 '피난'을 시작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아시아 해일로 스리랑카에서만 2만명 넘게 사망했습니다. 이곳 야생동물 국립공원 부근에서 사람은 2천여 명이 사망했는데 죽은 짐승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짐승들은 재앙을 감지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영국 꼬마 소녀 틸리 스미스양도 대재앙을 감지했다고 합니다. 이카오 해변에서 놀다가 갑자기 바닷물이 썰물처럼 빠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바로 그 현상이 눈앞에 닥치고 있다고 생각한 스미스 양은 곧 엄마 아빠에게 달려가 "몇 분 내에 해일이 몰려 올 것"이라고 설명했고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인간도 훈련에 따라서는 진리의 예고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과 원불교를 믿으면 복을 받을 수 있는 이치의 한 면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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