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노인전문병원의 위상 새롭게 정립되는 의료현장

▲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을 이끌어가는 석승한 원장(중앙,빨간넥타이)과 임직원 일동. 하나된 마음으로 모두가 병원의 주인이라고.
'내 몸처럼 건강하게, 가족처럼 편안하게, 여러분을 행복하게~' 이는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의 약속이다.

가을 햇살이 편안한 오전,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 입원실을 둘러봤다. 집중치료실부터 일반병실에 이르기까지 탁한 냄새하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말끔하다. 인사를 건네는 어르신들의 표정 역시 아픔을 잊어 버린듯 편안한 모습으로 간병서비스를 받고 있다.

소윤례 간호팀장은 "병원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도록 늘 환기를 자주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어르신들의 심신이 늘 안정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말끔한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곳곳에 주인이 되어 살펴주고 있는 직원들이 있기때문이다"고 귀뜸한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여느 병원들의 '긴박함'과 달리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여유로움에 '참 편안하다'는 인상을 남긴다.

양·한방 협진프로그램 운영
도심 한가운데 행정타운과 함께하는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우리나라 처음으로 원광대학교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는 공공노인전문병원이다. 그래서 전국의 노인병원이나 대학관계자, 관심있는 사람들의 견학이 쉼 없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 석승한 원장(48·신경과 전공)은 "전국 처음으로 도심에 자리한 공공병원이다"며 "가족들이 빈번하게 왕래하고 어르신들도 주말이나 특별한 날엔 가정을 내왕할 수 있는 생활근린형이다"고 병원의 장점을 한껏 드러냈다. 또 처음으로 대학에서 수탁운영하는 공공노인병원인 만큼 타 시·도의 모델이 되고 있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의 다른 또 하나의 특징은 '양·한방 협진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시내 보건소와 구청이 이웃해 있어 누구라도 일을 처리하고 찾는 편리함과 수준높은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경과, 재활의학과, 내과, 가정의학과, 한방과로 여느 노인전문병원들보다 다양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노인병원이라 하여 노인들만 오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든 진료는 어르신뿐 아니라 일반인, 청소년, 소아도 가능하다.
▲ 미용봉사를 받는 어르신.

'효 나눔 의료·복지 지원사업' 실시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처음 개원 할 때의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 '어르신들과 가족들을 배려하는 병원,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병원, 연구하는 병원'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위해 안산시 최초로 '뇌졸중 치매 예방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어르신들의 중풍과 치매 관련 의료비가 증가되고 있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이 사업단을 통해 어르신들의 중풍과 치매 예방을 위해 캠페인을 하고,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을 되찾아 드리고 있다. 또 뇌졸중 관련 동영상을 제작하여 예방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또한 '효 나눔 의료·복지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최근 지속적인 경제 침체로 실직, 휴·폐업으로 빈곤층이 생겨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만성질환자들에게 간병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석 원장은 "어르신들이 어려운 처지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쳐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에서 가족처럼 간병을 지원해 줌으로써 위기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효 나눔 의료복지 혜택을 드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 역시 많은 어르신들에게 혜택을 드리고 싶으나 한계가 있다며 아쉬워한다.

원불교와 원광대 이미지 극대화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원광대학교 건학이념인 '제생의세(齋生醫世)'의 이념을 실현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무국장 신중경 교무는 "안산 지역에 원광대학교 이미지는 미미했죠. 이 병원을 운영하면서 대학 이미지가 급상승 했고 또 원불교 이미지 역시 새롭게 인식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며 "원불교와 원광대라는 브랜드를 이 지역사회에 소개하는 역할을 크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이미지 상승을 위해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 사무국장은 "석 원장은 직원들과 병원의 비전을 공유하며 직원들 스스로가 이 병원의 주인이게 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인이라는 자부심을 심어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 결과 개원 이래 쓴 소리 한번 하지 않으면서도 병원 운영을 모범적으로 하고 있다.

이어 신 사무국장은 "우리 원장님은 좋은 책이 있으면 직원들에게 선물을 하며 지식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며 "아무래도 병원비전과 지식정보, 병원의 가치 공유를 함께 하기 때문에 직원 모두가 주인의 심경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지금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 앞쪽 넓은 부지엔 공사가 한창이다. 230병상을 갖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확장 신축공사이다. 내년 8월 경 완공되는 이 병동은 입원실과 재활센터, 호스피스센터가 들어선다. 석 원장은 재활센터나 호스피스센터를 통해 더욱 더 활발하게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병원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 매주 목요일 오후5시에 열리는 마음공부법회.

마음공부로 하나되는 직원들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직원들은 봉공사업실에서 마음공부 법회가 진행한다. 원광대산본병원 법당에 근무하는 조상호 교무가 내방하여 마음공부지도와 법회를 주관한다. 직원들이 교대로 근무하다 보니 60명 직원 중 지금은 20여명이 함께한다.

마음공부 법회는 직원들의 고민을 내 놓고 회화를 하고, 일기 발표를 통해 문제를 해결 해 간다. 처음 마음공부에 반신반의 하던 직원들도 열심히 참가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방외래과의 김미경 직원은 마음공부의 효력을 알고 열심히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젊은 직원들도 점점 적극적이고 활기차게 마음공부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김성훈 총무과장은 "국장님과 간호팀장님이 주관하여 원불교100년기념성업 특별기도를 올렸을 때 목탁소리가 병원에 울려 퍼졌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생소했는데 점차 마음도 편안해지고 그 목탁소리에 덩달아 마음이 모아지고 기도를 올리는 심정이 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석 병원장은 특별기도를 하며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공덕회원이 되기도 했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직원연수를 통해 직원들의 복지향상과 우수 직원을 선발 해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지금도 병원 홈페이지(www.bumomam.or.kr) 공지사항에는 직원들에게 '인사말 공모' 중이다.

국내 최초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는 공공노인전문병원의 면모를 자연스럽게 갖춰가는 병원의 임직원들. 그 정성이 함께하기에 환자들이 즐겁고 명랑한 병원, 쾌적한 가운데 내 집처럼 편안한 병원일 수밖에. 직원들이 하나로 마음을 모으는 모습이 병원 곳곳에 역력하다. 이곳이 바로 공공노인전문병원의 위상이 새롭게 정립되는 의료현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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