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연기에 부쳐

원기 55년 1월 27일에 개최키로 된 제36회 임시 수위단회가 무기 연기되었다. 그 이유는 성원미달이라 한다. 수위단회법에 의하면 3분의 2이상의 출석으로 개회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성원미달로 수위단회가 무기연기 된 것은 개교이래 처음 있는 일로 우리는 이번이 유회를 중요하게 보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수위단회 사무처까지 별립한 이후이고 보면 과거에 교정원 총무부에서 그 사무를 겸임하였던 때와는 다른 각도에서 의미 지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성원이 미달된 이유는 두 분을 제외하고는 여섯 분이 모두 건강상 문제 때문이었다 한다.
여기에 큰 문제가 있다. 수위단회는 이단치교의 정신에 입각하여 조직된 본교의 최고 결의기간이요 그 구성원인 수위단원은 법계로 하더라도 법강항마위 이상을 피선자격으로 하였으니 어느 모로나 교단의 최고 원로들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이러한 분들의 거의 과반수가 건강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함은 교단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수위단 회의에 참석조차 못할 정도니 더욱 그러하다. 여기에서 우리 다같이 생각해보고 넘겨야 할 문제가 있으니,
첫째로 교단에서 수위단원들에게 너무나 많은 일을 이중삼중으로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할 것 같고,
둘째로 수위단원을 비롯 교단의 원로들에 대한 요양대책이 서 있어 건강을 잃지 않으시도록 종합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하겠다는 것이다. 몸은 공사에 바쳤건만 건강은 개인문제로 떨어져 버린다면 이는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현재 우리 교단의 요양대책은 몇 년 전에 비한다면 현저한 발전이 있음은 사실이다.
그런데 현재 총부에 계시는 수위단원이 독감으로 앓으실 때 누우실 곳이 마땅찮아 고난을 받고 있다면 이는 누가 누구를 탓해야 할 것인가?
끝으로 수위단원 스스로가 수위단회에 얼마나 적극성을 지니고 있기에 이러한 유의사태가 나온 것인지 한 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 우리는 여기에서 누구를 탓하고자 하는 마음은 호리도 없다.
다만 수위단원은 우리 교단의 대표적 존재들이요 그 분들의 얼이 우리 교단의 얼이며 그분들의 사상이 우리 원불교의 사상이며 그분들의 건강은 바로 우리 교단의 건강이라 믿기에 어떻게 하면 그분들을 받들고 받들어서 온 누리에 이 법륜을 잘 굴릴 수 있을 것인가를 말하려 하는 것이다.
상무진에서는 수위단 사무처로 하여금 일할 수 있게 그 여건을 새해에는 마련해 주기 바라며 사무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이고 치밀한 활동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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