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식에 즈음하여-

40명의 젊은 교역자! 선학원의 소정의 학업을 이수한 본 교단의 엘리트! 이들의 졸업을 축하하고 다시 당초의 서원을 재확인하며 그 마음으로 결속시켜 명실 공히 제생의세의 대 역군으로서 그 자격을 공인하는 출가식을 올렸다.
삼세제불과 역대 조사와, 대종사님의 성령 앞에 가르쳐주신 스승님들과 그리고 낳아 길러주신 부형들의 지켜보는 가운데 너무도 숙연하게 식전이 베풀어졌다.
출가! 이는 아마 삼천년 전 불타 석가모니께서 가비라국의 태자궁에서 인생의 절박한 회의 끝에 결연히 왕궁과 왕위를 박차버리고 야반에 성을 넘어 설산 고행의 길을 떠나신 데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리하여 대도를 깨치시고 중생교화에 신명을 다하시어 대 회상을 창립하시었다. 그리고 가까이는 대종사께서 대도를 깨치신 후 제도의 문호를 열으실 때 아홉 분 제자를 얻으신 그들에게 마지막 결속과 대 회상 창립의 기본적인 정신작업으로써 기도행사를 명하시었다. 그의 마지막 날일 7월 26일에 자결희생을 단행할 것을 천지신명에게 맹서함으로써 백지 혈인의 성적이 나타났다. 이를 보신 대종사께서는 자결직전에 구제하시고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성의는 법계의 인증을 받았으니 지금까지 지녔던 몸과 마음은 죽은 폭 대고 이제 창생의 구제대업에 신명을 다하라 하시었으니 오늘의 축하식은 아홉 분 선진님들의 행적을 더듬어 그를 본받겠다는 의식의 절차라고 할 것이다.
그 선서문에 이렇게 밝혀있다. 마음은 이 회상에 바치고 몸은 공중에 맡긴다. 이 일도 이 한 생만 하자는 것이 아니요 세세생생이라고 못 박아있다. 이 얼마나 거룩하고도 엄숙한 선언인가? 듣는 이로 하여금 등골이 소연하고 혈관이 굳어져 감격함은 어쩔 수 없다. 오늘부터 사십 명의 마음은 낱낱의 마음이 아니요, 이 회상의 마음이며 몸도 또한 공중에 맡겨버린 공물이라 했다. 하고많은 35억이라는 많은 인류 가운데 이 같은 성자들이 어디 있을 것인가. 고개 숙여 경건한 마음으로 이들에게 성자의 존호를 올리고 싶다.
또 그 선서문에 개인의 명예와 권리와 이욕은 일체를 포기한다고 했다. 천하의 생령들이 다 같이 자기의 명예와, 권리와 이욕을 위해 자기 생존의 보람을 느끼는 오늘의 상황에서 이 어찌 존귀할 소망이 아니겠는가? 나의 명예를 전체 인류와 교단에 돌리고 나의 권리와 이욕마저 세계와, 이 회상에 기꺼이 바치겠다고 했다. 흐려져만 가는 세계와, 인류에 한 가닥 희고 맑은 빛이요, 제생의세란 성업완수의 크게 넓은 원력이리라. 모름지기 이를 선서하고 나선 40명 성자들의 출범에 부쳐 축복과 영광 있기를 60만 교도의 이름으로써 진심으로 염하고 또한 격려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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