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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이 끝났다. 3월이다.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온 것이다. 땅속에서 동면하던 개구리도 긴 잠에서 깨어날 것이다.
이제 대학생활도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입학할 때의 그 하늘을 뚫을 것 같던 정열이 식지나 않았는지, 순수한 의지에 조금이라도 때가 끼이지 않았는지, 맑은 양심의 호수에 자신을 비춰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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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어느 누가 먼저 말했던 간에 만인의 가슴에 두고두고 새겨질 명언이다.
인간의 한 평생은 지극히 짧다. 그러나 정신적 작업인 예술은 영원하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쟁, 이 지구를 휩쓸었어도, 진시황의 「분서갱유」같은 광태가 있었어도, 예술의 정열은 쉴 줄을 몰랐다.
인간이 하는 일이 아무리 한 때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어도 문화적 작업이 없다면 얼마 못가 소멸되고 만다. 지구의 반을 그의 말발굽 아래 짓밟았던 몽고제국이 멸망한 것도 문화적 작업이 없었던 까닭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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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년 성업을 1년 앞두고 전 교단이 긴장해있다. 교단 발전을 위한 어떤 획기적 전환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재가·출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다. 그러므로 반백년 성업은 우리가 수행해야할 역사적 파업이다.
아무리 위대한 인간도 곧 죽어간다. 그러나 역사적 과업은 쉬지 않는다. 나에게 부여된 교단사적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겠다. 내 전 생애를 바쳐야 할 역사적 작업이 서서히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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