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선원 대강당의 준공에 부침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대종사께서 한 동산에 오르시어 말씀하시기를  『내 오늘은 여기에 교단 만년의 기초되는 땅을 하나 정하였노니, 앞으로 이곳에서 많은 성현들이 상주하며 법을 설할 것이며, 천여래 만보살이 배출되리라』하셨으니 그곳이 바로 현재의 동산선원이 자리 잡고 있는 땅이다. 그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혈심동지들의 뜻과 힘이 뭉치고 뭉쳐서 마침내 천여래 만보살을 배출시킬 대강당이 준공되었으니 우리 모두의 가슴에는 감격이 벅차 오르지 않을 수 없다. 35년 전 당시 일제의 신사당이 헐리고, 우리 선원이 서게 될 줄을 누가 감히 꿈이나 꿀 수 있었겠는가ㆍ 그러나 대종사의 말씀이 계시던 그날로부터 35년이 흐른 오늘 분명히 우리 교단 만대의 일꾼을 길러낼 대강당이 준공되기에 이르렀으니, 여기에 갊아 있는 교단의 얼이 어떤 것인가를 되새겨 우리의 앞날을 비추는 귀감으로 삼고자 한다.
 첫째, 이 선원의 터전에는 대신성에 바탕한 대원력이 갊아 있는 것이다. 대종사님께서 『이 땅을 교단 만대의 기초가 되는 당으로 정하노라』하시는 한 말씀이 떨어지자 故 대타원 이인의화 선생은 『대성현의 말씀이 어찌 헛될 리가 있으랴!』하는 한 생각으로 대종사님의 말씀이 실현될 수 있는 그날을 기약하며 대원력을 굳게 세웠던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 대원력이 있는 곳에 어떠한 어려움도 그 앞길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일인들의 악랄한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이차적으로 신사당 주변의 땅을 매입하는 데 국광복과 더불어 신사전체를 인수받기에 이른 것이다.
 둘째, 이 선원의 터전에는 재가출가를 망라한 일심합력의 창립정신이 더욱 깊이 되새겨진 것이다.
 8 ㆍ 15 광복과 더불어 이제는 뜻대로 모든 일이 잘 되리라 생각되었으나 뜻밖에도 미군이 이 땅에 주둔함으로써 다시 한 번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으니 여기에 동지들의 새로운 뜻과 힘이 요청되었던 것이다. 이에 공산 송혜환 선생을 비롯한 어려 출가교역자들의 알뜰한 주선과 이리지부 곽병원, 김법원 주무님들을 비록한 여러 재가교도님들의 정성어린 뒷받침이 아울러 가지가지 애로와 우여곡절을 넘어서서 모든 불하수속을 마침으로써 미군정으로부터 이 땅을 이양 받게 되었던 것이다.
 셋째, 이 선원의 터전에는 대봉공심이 갊아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역대 선원장님들을 비롯한 여러 임원 및 졸업생들과 원근 각지의 뜻있는 교도님들의 계속적인 합력으로, 한 선도장으로 손색이 없는 터전과 부수 건물 및 유지 답을 확보하기에 이르렀으나, 정작 입선 대중에게 講을 베푸는 가장 긴요한 대강당이 마련되지 못하여 원장님을 비롯한 전 선원 가족일동은 대강당 건립에 간절한 뜻을 모아 왔던 것이다. 그리러하던 차 이러한 서원가족일동의 간절한 뜻이 종로지부 이철원 씨와 김명환 주무 내외분의 숙겁에 쌓인 대봉공심에 맞부딪침으로써 두 분께서 선뜻 1천만원이란 대금을 대강당 건립 기금으로 투척하시어 교단의 한 가지 숙원이던 대강당이 준공되었으니 이 얼마나 상쾌한 일인가! 더구나 이 두 분 내외는 크게 여유가 있는 형편도 아니오, 한푼 한푼 아껴서 모은 돈을 오직 낙원건설의 인재양성을 위하는 한 마음으로 선뜻 내 놓았다하니 그 대봉심 정신은 선원만대의 발전과  함께 길이 빛날 것을 믿어 마지않는다.
 이제 우리 교단의 동량을 키우는 동산선원의 대강당은 완성되었다. 그러나 교육은 강당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 그에 따른 환경과 부대시설이 더욱 필요하다. 수도시설을 비롯하여 각종 시청각교구에 이르기까지 완비하기엔 한이 없다. 그 시설이 갖추어 지도록 우리의 힘을 더욱 모아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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