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성지의 개발이 시급하다

 父祖가 출생하여 오래 눌러 살았던 古丘를 우리는 고향이라 부르며 애틋한 정을 느낀다. 우리에게 육신이 주어지고 그것을 받아 출생한 그곳이기에 어느 곳으로 떠나 산다 하더라도 잊지 못하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靈父의 성탄지요, 우리 정신생활의 발상지인 영산은 정신이 주어졌고 그 정신을 받은 우리의 고향임에 틀림이 없다. 그 영산이 개교 58년의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단 경제가 핑계되어 묵어왔다는 것은 실정이야 어떠하던 죄책감을 아니 느낄 수 없는 일이다. 이제 교단의 눈부신 발전과 교도의 급증은 성지순례의 열을 점고시키고 있는데 성지의 장엄과 순례자를 수용할 시설은 미약하니 어찌 안타깝다 아니하랴.
 지난 9월 18일에 열린 제56회 긴급수위단회에서 종법사는 개회사를 통하여 영산성지의 개발을 역설한 바 있었다하니 이제 바야흐로 성지장엄의 서광이 비치는 듯 하여 마음 흐뭇함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현재 영산출장소와 선원의 교역자들의 혈성어린 열망과 일부 뜻있는 재가교도의 노력에 의하여 연내로 전기, 전화 가설공사가 완공되게 된다하며 내년에는 선진포를 우회하는 900미터 도로의 개통이 계획 중이어서 이것이 완성되면 영광읍내와 영산간 정기버스 운행이 가능하게 되어 교통문제가 해결되게 된다 한다. 이로써 순례자의 편의의 증대는 물론이요, 일반인의 내왕도 급증할 것이 예상되어 이에 대비할 길이 시급해진다.
 이곳을 찾는 교도들뿐 아니라 發心前의 일반인에게까지도 대종사 수도당시의 옛 모습을 밝혀 스스로 마음의 정화와 교법의 진면목 체득을 가능하게 하는 장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부에 대한 도리는 아니며 선진에 대하여도 면목없는 일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많은 일이 가로 놓여있다. 그 많은 일 중에서도 경중과 선후를 따진다면 성지개발은 그 첫 손가락에 꼽혀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지개발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가.
 첫째, 성지에 대한 조림사업으로 울창한 숲을 만들어 대종사 구도 당시의 옛 모습을 재현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등산로의 개설과 인근 촌락의 정화, 전원의 미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산정까지 차로 오를 수 있게 하여 장차 우거질 숲속을 뚫고 대자연의 위엄을 만끽할 수 있게 한다면 이 얼마나 흥취 있는 일이겠는가.
셋째, 영산원에 현존하는 유서 깊은 건물의 보존책 강구와 낡은 건물의 철거, 현대식 건물에 의한 훈련도량과 숙소마련 등의 사업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시간과 경비가 마련된 교도들이 언제든지 찾아들어 기간의 장단에 구애됨이 없이 참선생활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이곳에 갖추어진다면 그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는가.
 넷째, 성지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위 선경에 속한다. 완전히 산에 위요되어 있고 그 산 틈으로 스며들 듯 조수가 내왕하며 만조가 되면 크나큰 호수를 이루어 유달리 새파란 그 물위를 흰 돛을 단 배들이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광경은 주위의 산색과 어울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황홀경에 들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다듬어지지 않은 선경이요, 조금만 인공이 가해진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언답제방 위의 가로등 가설이라든지 식목, 배의 설치 등등 시설을 더하여 이 아름다운 경치를 가일층 돋보이게 해야 할 것이다.
 이 많은 사업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것은 전교도의 합심협력에 의할 것도 있고 어느 것은 특지교우의 단독 또는 수인의 합력에 의할 것도 있다. 요는 그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그 의의를 깨달아 이 크나큰 복전에 뛰어드느냐 않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앞으로 열리는 교정위원회나 수위단회에서는 성지개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개발의 청사진이 작성 제시되어 뜻있는 교도의 자진 참여의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