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출판은 교단적 관심으로
약2천반년 전부터 박청수 서울사직교무는 국립서울맹학교를 방문, 설교와 대화를 통해서 일원의 법음을 전함으로써 그들에게 새로운 삶이 있음을 알려 주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그들의 마음에는 차츰 진리의 빛이 스며들면서 더욱 더 진리에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되었으나, 눈을 못 보는 그들이기에 진리의 보전인 교전을 마음대로 읽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점자 원서관 육병일 관장의 호의와 전 서울지구청년회 몇몇 회원들의 협조에 힘입어 서울사직교당 맹학생회 양유석군외 17명의 맹학생들이 교전, 성가의 점자 번역에 착수, 만 2년만에 번역을 완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원불교신보사에서는 자력이 없는 그들을 위해 번역된 정전과 성가를 출판하는 비용 부담을 제의한 바 있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우리도 이제 인과응보 되는 이치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니 힘이 미치는 한 빚을 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되겠다는 각오를 표명하고 자신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털어서 2만2천원의 출판비용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흔히 맹인들이 참된 진리의 빛에 접할 기회를 갖지 못함으로써 미신에 흐르기 쉬웠다. 그에 따라 미신적인 복술가로 타락하여 자신은 물론 타인들까지도 진리의 세계에서 더욱 멀어지게 하는 우를 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그들만의 책임이 아니었으니, 그들에겐 진리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책임이 바로 우리들 종교문에 있었던 것이다. 이제 분명히 한 모퉁이에서나마 진리의 광명이 그들의 가슴에 비쳐들기 시작하였으니, 이 얼마나 보람찬 일인가? 점자를 해득하는 맹인들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정전과 성가집이 출판되었으니, 이 얼마나 뜻있는 일인가?
그러나 시급한 일로서 아직 미완된 부분이 있으니 다름 아닌 대종경의 점자번역 출판 작업이다. 정전에 일원의 진리를 중심으로 한 신앙과 수행의 강령이 담겨 있다면 대종경에는 이를 더 알기 쉽게 풀이한 길, 더구나 새 시대의 성자인 대종사의 실천적 언행을 통해서 우리에게 진리를 체득케 하는 길이 담겨 있다.
눈을 못 보는 그들이기에 대종경을 통해서 쉽게 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하루 속히 점자 대종경을 그들의 품에 안겨 주는 작업이 전교단적인 협조 아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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